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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 팬들이 돈을 모아 직접 세운 광고판 |
코카콜라가 과거에 생산을 중단한 음료제품을 다시 시장에 내놓는다. 코카콜라 역사상 처음인데 소비자들이 직접 광고를 내는 등 열성적으로 요청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는 이 제품에 대해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파는 방식을 실험하기로 했다. 코카콜라 128년 역사에 획을 긋는 판매다.
코카콜라는 12년 전 생산을 중단한 탄산음료 ‘서지(Surge)’를 다시 시장에 내놓는다고 18일 밝혔다. 코카콜라가 단종된 제품을 시장에 다시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지는 코카콜라사가 1996년 만든 시트러스 맛의 탄산음료다. 당시 경쟁회사 펩시코가 내놓은 ‘마운틴듀’에 대응하고자 만들었으나 2001년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더 이상 만들지 않았다.
코카콜라는 실패사례로 남은 서지를 재생산하는 이유에 대해 “서지를 좋아하는 고객들이 열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지난 몇 년간 서지를 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서지를 잊지 못한 팬들은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뭉쳤다. 이들은 2011년 페이스북에 ‘서지운동’(The SURGE Movement) 이라는 페이지를 만들었는데 지금까지 12만 명이 넘는 팬들이 몰렸다.
팬들은 오프라인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연하장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서지를 돌려달라”는 내용을 적어 코카콜라에 보내기도 하고 이런 내용의 영상을 만들어 유투브에 올리기도 했다.
이들은 또 지난해 416만 원가량을 모아 코카콜라 본사 근처에 광고판을 세워 “우리는 서지를 살 수 없어서 대신 이 광고판을 세워서 코카콜라에 알린다”는 문구를 넣기도 했다.
이들의 노력은 코카콜라의 관심을 끌었고 마침내 서지가 다시 시장에 나오게 했다. 서지는 소비자 요청에 의해 돌아온 제품이므로 12년 전 제조방식 그대로 만들어지며 용기 디자인도 12년 전과 흡사하다.
코카콜라는 서지를 다시 내놓으면서 새로운 판매방식을 실험해 보기로 했다. 오프라인 유통 없이 아마존을 통해 온라인으로만 제품을 파는 것이다. 코카콜라 128년 역사상 첫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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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웬디 클락 코카콜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담당 수석 부사장 |
웬디 클락 코카콜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담당 수석 부사장은 “계획대로 된다면 이것은 우리가 전자상거래를 통해 니치 제품을 런칭하는 첫번째 시도가 될 것”이라며 “코카콜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많이 배울 수 있고 고객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제품을 접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니치’는 틈새나 빈틈이라는 뜻으로 니치 제품은 상품을 연령층 성별 등으로 세밀하게 구분해 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만들어낸 상품을 의미한다. 서지 역시 과거의 맛을 잊지 못하는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한 니치 제품이다.
코카콜라는 아마존을 통해 제품을 유통하며 손쉽게 판매와 재고관리를 점검할 수 있다. 오프라인 유통은 하지 않으므로 소매업체에 유통수수료를 줄 필요도 없다.
라켈 메이슨 코카콜라 탄산음료사업부 부사장은 “이전에 소규모 브랜드는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사실상 불가능했다”며 “하지만 지금 소비자들은 아마존으로 서지 같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집까지 배달받을 수 있다”며 “작은 브랜드든 큰 브랜드든 성공 가능성이 같다는 점에서 판매의 민주화”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