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피플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가 운영하는 한국 최대 고급인재 포털이다.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회원들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회원가입을 하고 소개를 올리면 개인의 프로필을 꾸밀 수 있는 공간이 주어진다. 비즈니스피플은 이 회원들 중 눈에 띄게 활동하는 이들을 정기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비즈니스에 관한 정보와 경험을 더욱 많은 사람들과 나눠보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는 '비즈니스피플이 만난 사람들'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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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대혁 비즈니스피플 회원. |
안대혁(53) 전 마이크로소프트 이사는 국내 1세대 소프트웨어 개발자이자 한글 입출력시스템 구현의 선구자다.
1989년부터 조합형 한글코드 표준화 운동을 주도하며 현대한글 11,172자와 옛한글 150만 여 자 코드체계를 설계하고 국제 표준코드인 ISO 10646(유니코드)에 반영했다.
삼보컴퓨터, 한글과컴퓨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등 주요 IT기업에서 근무했다.
특히 LG전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아키텍팅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구글과 협업을 총괄했다.
◆ ‘세운상가 키드’, 프로그래밍 세계에 발을 담그다
-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 1세대다. 언제부터 컴퓨터를 만지기 시작했나?
“중학교 2학년 때였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라는 영화가 있지 않나. 우리 세대는 이른바 세운상가 키드였다.
007키트 등 회로집을 보면서 각종 장난감, 라디오를 만드는 것이 취미였기 때문에 부품을 사러 세운상가를 곧잘 들락거렸고 자연스럽게 초창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접하게 되었다. 1978~1979년 경으로 국내에 PC가 보급되지도 않았던 시절이었다.”
- 본격적으로 개발자를 꿈꾸게 된 것은 언제부터인가.
“앰프나 게임기를 직접 만들면서 컴퓨터 일에 관심이 생겼다. 알아보니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을 배우면 된다고 하더라. 이를 위해 새로운 장비를 구입하기도 하고, 책을 보고 어셈블러 언어를 독학하기도 했다.
어린 학생이 매일같이 매장에 드나드는게 기특했는지 한 가게 사장님이 컴퓨터를 마음껏 쓸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덕분에 TK-80, MZ80, Apple II, TRS-80 등 새로운 컴퓨터들을 빠르게 접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엔 내가 만든 소프트웨어 몇 개가 세운상가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 고등학생 때 이미 프로 세계를 달리고 있었는데 대학생 때 어땠나?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면서 내가 마구잡이로 쓰던 알고리즘이 학문적으로 체계화되어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재미있었다. 공부와 더불어 더 많은 장비들을 만들었다. 지하철 관련장비를 비롯해, 국내최초의 증권용 ARS장비, 당구장 요금집계 시스템 등이다.
4학년 때 PC통신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모뎀을 만들었다. 국내 최초 PC통신 동호회인 엠팔 회원으로서 게시판 구축에 참여하고 운영도 했다. 이찬진(전 한글과컴퓨터 대표)씨, 안철수(전 안철수연구소 대표)씨, 김택진(NC소프트 대표)씨 등 훗날 IT업계의 유명인사가 되는 이들과 함께 활동했다.”
◆ 19년 대여정 끝에 한글 표준코드 확립
- 한글코드 표준 제정에 큰 역할을 했다.
“1987년에 행정전산망용으로 만들어진 한글코드가 1989년도에 국가 표준코드가 되었다. 문제는 완성형 코드 체계였기 때문에 표현 가능한 한글이 2,350자에 불과했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1990년부터 민간에서 한글코드 개정 추진 협의회를 세우고 전문가들을 모아 조합형으로 코드 개정을 추진했다. 92년에 조합형 코드까지 복수표준으로 만드는 데에 성공했다.”
- 국제 표준코드도 만들었다.
“국내 표준화에 그치지 않고 국제 표준코드로 눈을 돌렸다. 당시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참여해서 각국의 태표들을 만나며 잘못된 코드를 바로잡기 위해 열심히 설득했다. 특히 표준코드를 결정하는 데에 유니코드(Unicode)의 영향력이 가장 컸기에 한글과컴퓨터가 비싼 회비를 내고 유니코드에 가입해서 투표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 결과 95년도에 현대한글 11,172자 전체를 ISO10646 코드(유니코드)에 반영하는 데에 성공했다. 4만3천여 개의 기본판 유니코드 글자 영역 중 무려 4분의 1을 한글코드가 차지하게 된 것이다.”
- 이때 만들어진 한글코드가 현재까지 쓰이고 있나?
“그렇다. 다만 이후 더 발전된 것이 있다. 유니코드 제정 당시엔 조합형 코드가 제대로 완성되지 못했기 때문에 옛한글 구현 등에 문제가 있었다.
따라서 2천년대에 들어서 연세대학교 홍윤표 교수,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국립국어원, 그 외 많은 문자코드 전문가들이 모여 옛한글 코드를 표준화했다. 그리고 2008년에 이를 국가표준으로 만들고, 유니코드의 조합형 매커니즘을 바꾸기까지 이르렀다.”
- 장장 19년의 프로젝트였다는 것이 놀랍다.
“고등학생 때부터 애플 컴퓨터에서 돌아가는 한글 소프트웨어나 한글인쇄모듈 등을 만들었다. 어린 나이에 한글 관련 일에 몸담기 시작해서 국제 표준코드까지 내 손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기에 뿌듯하다.
한글코드 제정은 한국에서 할 수 있었던 내 생애 가장 큰 공헌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이번 세기 동안은 이 코드를 고치거나 통째로 바꿀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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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대혁 비즈니스피플 회원. |
◆ SW시장 성장에 창업지원 대신 구매기업 지원 필요
- 지금은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MS) 사에 입사해서 2009년에 미국 본사로 가게 되었다. 다만 회사나 정부를 대표해서 폭넓은 활동을 했던 한국에 비해, 미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매우 한정적이었다.
그래서 몇년 뒤 MS를 나와서 LG전자로 옮겼다. LG전자에서 안드로이드 시스템 구축을 총괄했다. 지금은 가족들과 함께 안식년을 보내고 있다.”
- ‘비즈니스피플’ 서비스 이용 소감을 알려달라.
“프로필을 꾸며 보았는데 명함 대용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명함은 한 번 인쇄하면 끝이다. 이직을 하게 되면 완전히 과거의 기록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비즈니스피플 프로필은 나의 현재 상태를 보여주기 때문에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면서 나를 소개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 1세대 개발자로서 현 한국 소프트웨어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정부가 창업지원을 통해 IT기업을 늘리려고 하지만, 능력이 부족한 이들마저 너도나도 창업을 하면서 정작 개발자가 필요한 회사에서 인재를 구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모든 IT기업은 기본적으로 벤처의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국가가 미리 나서서 모든 것을 지원해 줄 이유는 없다.
오히려 소프트웨어시장이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들의 프로그램을 사서 써야하는 중소기업들이 재정난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업지원보다 구매자인 중소기업들을 지원하면서 소프트웨어시장 자체를 키우는 정책이 필요하다.”
- 개발자로서 이상은 무엇인가.
“소프트웨어 개발은 글을 쓰는 것과 같다. 작가들은 독자들이 자신의 책을 읽는 것을 보며 행복해한다. 개발자 역시 자신이 만든 제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용되고, ‘움이 되었다는 감사 인사를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게 된다.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것을 궁극적인 꿈으로 삼고 싶다.” [커리어케어 정보기술연구소 김미나]
한국 최대 고급인재 포털, 비즈니스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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