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주형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중심으로 해외 식음료 브랜드를 빠르게 유치하고 있다. <신세계> |
국내 최대 매출을 내는 백화점이라는 강점이 국내 진출 초기부터 화제를 모은 브랜드는 물론 기존에 백화점에 입점하지 않았던 브랜드까지 빠르게 유치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작용하고 있다.
8일 신세계백화점 상황을 종합하면 최근 강남점에 입점한 치폴레와 아임도넛, 차지, 밴루엔 등 해외 인기 식음료 브랜드들이 모두 강남점을 국내 첫 백화점 또는 유통시설 진출지로 선택했다.
가장 최근 사례는 미국 멕시칸 외식 브랜드 치폴레다.
치폴레는 10월28일 강남점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에 국내 2호점을 열었다. 9월2일 강남대로에 국내 첫 매장을 연 지 56일 만에 국내 첫 백화점·쇼핑몰 매장을 마련했다.
일본 생도넛 브랜드 아임도넛도 눈에 띈다. 기존에 백화점과 쇼핑몰에 입점하지 않았던 브랜드지만 6월30일 강남점에 일본과 해외를 통틀어 첫 유통시설 매장을 개장했다.
중국 밀크티 브랜드 차지는 7월16일 강남점에 국내 첫 백화점 매장을 열었다. 4월30일 국내에 처음 진출한 지 약 두 달 반 만이다. 미국 뉴욕 아이스크림 브랜드 밴루엔도 7월23일 강남점에 국내 첫 백화점 매장을 마련했다.
신규 브랜드 유치에 따른 고객 반응도 확인되고 있다.
신세계에 따르면 아임도넛과 치폴레, 산리오 캐릭터를 활용한 폼폼푸린 카페 등에서는 1~2시간에 이르는 대기 줄이 이어졌다. 해외 브랜드의 국내 첫 매장이 강남점을 찾는 새로운 방문 목적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브랜드의 잇단 입점에는 박 대표가 추진해 온 식품관 경쟁력 강화 전략과 강남점의 상권 경쟁력이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지난해 8월 강남점 프리미엄 델리 전문관 개장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올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강남점 식품관 혁신을 핵심 점포 경쟁력 강화 사례로 제시한 바 있다.
박 대표가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해외 브랜드를 확보해 강남점만의 먹거리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쏟으면서 해외 브랜드 측에서도 강남점을 국내 첫 백화점 진출지로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연간 거래액 3조6720억 원을 기록한 국내 매출 1위 백화점이다. 지하철 3·7·9호선이 교차하는 고속터미널역과 연결돼 있고 지하상가 고투몰도 인접해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고객부터 백화점의 고액 구매 고객까지 폭넓은 소비층이 한곳에 모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해외 브랜드 입장에서는 국내 진출 초기부터 다양한 소비자에게 제품을 선보이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이다.
신세계 역시 해외 인기 브랜드를 확보하면 식품관을 넘어 백화점 전체의 고객 유입과 매출을 늘릴 수 있다. 특히 식품관을 방문한 고객이 상층부의 명품·패션 매장으로 이동해 추가 구매하는 이른바 '분수효과'도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해외 유명 식음료 브랜드들은 국내 첫 매장을 강남역이나 광화문, 성수 등에 연 뒤 백화점 등 유통시설에 진출할 때는 강남점을 먼저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세계 바이어들이 먼저 입점을 제안하기도 하지만 브랜드 측에서 입점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 ▲ 신세계백화점이 식음료 브랜드 확대를 통해 고객 유입을 늘리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은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 |
강남점의 해외 브랜드 첫 매장 유치는 2024년부터 이어져 왔다.
지난해 8월 강남점 델리 전문관에 일본 오니기리 브랜드 교토 오니마루와 베트남 하노이의 건강식 레스토랑 블루 버터플라이의 국내 1호점을 확보했다. 2024년 스위트파크 개장 당시에는 벨기에 초콜릿 브랜드 피에르 마르콜리니와 프랑스 베이커리 밀레앙, 일본 파이 디저트 브랜드 가리게트의 국내 첫 매장을 유치했다.
인기 브랜드를 팝업에 그치지 않고 정식 매장으로 확보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신세계는 2024년 강남점 스위트파크 개장 당시 입점 브랜드의 약 90%를 정식 매장으로 구성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식음료 유행에 대응하기 위한 팝업 공간은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에 따르면 신규 브랜드 유치 과정에서는 상품 경쟁력뿐 아니라 고객 반응과 매출, 화제성, 고객 유입 효과, 운영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팝업에서 판매 성과와 지속적인 수요를 먼저 확인한 뒤 정식 매장 입점으로 연결하는 방식도 활용하고 있다.
정식 매장은 일정 기간만 운영하는 팝업과 달리 고객의 반복 방문을 유도하고 지속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면서 검증된 브랜드는 상시 운영해 식품관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식품관 강화에 따른 성과도 실적에서 확인되고 있다.
스위트파크는 2024년 개장 한 달 만에 누적 방문객 140만 명을 기록했다. 디저트 구매 고객 가운데 강남점 신규 고객은 1년 전보다 90% 늘었으며 이들 가운데 20~30대 비중은 54%로 집계됐다.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스위트파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2% 증가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인기 F&B 브랜드를 선제적으로 발굴·유치하고 새로운 식문화와 체험형 콘텐츠를 결합해 차별화된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라며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거나 식사를 해결하는 공간을 넘어 새로운 미식 트렌드를 가장 먼저 경험하고 이를 즐기기 위해 국내외 고객들이 직접 찾아오는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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