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을 위시한 주요국의 국채금리가 수십년래 최고치를 향해 폭등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릴 기세를 보인다. 금리 인상의 스나미 앞에서 한국 아파트 시장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서울시내 각 시중은행의 현금인출기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글로벌 중앙은행들도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다. 바야흐로 고금리의 시대가 열린 것인데, 서울 등의 아파트 시장은 뉴노멀이 될 가능성이 높은 고금리 시대에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궁금하다.
◆ 미국 등 주요선진국들의 국채금리는 우상향
미 국채 30년물 금리가 10일(현지시간) 장중 6.8bp(1bp=0.01%포인트)가량 오른 5.354%까지 치솟아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기록한 5.33%대를 다시 경신한 것이다.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9.12bp 상승한 4.518%로, 2024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충격적인 건 글로벌 금리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불리던 5%를 돌파했다는 사실이다. 15일(현지시각)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앞두고 미국 국채 매도세가 거세진 가운데,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미 동부시간 기준 6bp(1bp=0.01%포인트) 이상 뛴 5.025%를 기록했다. 전날 장중 심리적 저항선인 5% 선을 터치한 뒤 소폭 반락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5% 선을 가뿐히 넘어선 것이다. 이제 5%돌파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것처럼 여겨질 지경이다.
국채금리의 폭등세는 미국만의 일이 아니라 글로벌 선진국 대부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로이터,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독일 국채 2년물 금리는 거의 3년 만에 가장 높은 3.19%를 기록했으며 10년물은 0.05%p 오른 3.49%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프랑스 국채 금리도 상승하면서 독일과 프랑스 국채 10년물의 금리 차는 장중 2012년 유로존 부채 위기 이후 최대인 0.91%p까지 벌어졌다.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2007년 이후 최고치인 5.36%까지 뛰었고 30년물은 1998년 이후 최고인 5.92%까지 올랐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11일 장중 연 3.0%까지 반등했다.
도무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눈덩이처럼 불어가는 정부부채, 좀비처럼 죽지 않고 오히려 고개를 드는 인플레이션, 가뜩이나 견조한 물가에 기름을 붓는 유가, AI로 대표되는 빅테크 기업들과의 시중자금 유입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선진국들의 국채금리를 밀어올리고 있다.
◆ 인플레이션과 전쟁, 금리 올리는 각국 중앙은행들
이와 별도로 좀처럼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 랠리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10일(현지시각) 에너지 가격을 비롯한 물가 상승에 대응해 3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p)씩 인상했다. ECB는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예금금리를 연 2.50%로, 기준금리(주요재융자금리)와 한계대출금리를 각각 2.65%와 2.90%로 0.25%p씩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CB의 정책금리 인상은 올해 2월 말 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두 번째다. 지난 6월 ECB는 2023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예금금리 2.50%는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인상으로 ECB 예금금리와 한국 기준금리(3.00%)의 격차는 0.50%p, 미국 기준금리(3.50∼3.75%)와 격차는 1.00∼1.25%p가 됐다.
금융 시장은 이번 금리 결정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금리 인상 이후로도 연말 한 차례 추가 인상, 내년 두 차례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행(BOJ) 역시 지난 6월 기준금리인 정책금리를 연 ‘1.0% 정도’로 올려 1995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인상한 데 이어 이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도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에서 보고 있다.
세계 금융정책의 심장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인플레이션 반등 신호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뉴질랜드 중앙은행도 지난 2일 기준금리를 올리며 올해에만 2차례 인상을 단행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지난달 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7월에 이어 이례적으로 금리를 연속 인상한 것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간담회에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을 언급하기도 했다. 미 연준을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더 올리고, 성장률이 매우 견조하며, 인플레이션이 계속 끈적끈적하게 괴롭히고, 서울 등의 집값이 상승세를 지속한다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폭은 시장의 예상을 상회할지도 모른다.
◆ 고금리의 쓰나미, 서울 등 아파트 시장은 무풍지대일까?
국채금리 상승은 소비자와 기업의 차입 비용을 높일 뿐만 아니라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을 찾던 투자자들을 국채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인플레이션과의 질긴 전쟁을 수행 중인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계속 높이고 있다. 소득 대비 과도한 대출을 받은 차주들에겐 치명적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시장 일각의 예측대로 고금리 기조가 정착한다면 서울 아파트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금리 인상의 속도와 상방이 열려있는지 여부와 고금리 기조의 지속 기간이다.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수준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때 서울 아파트 시장도 하락 압력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은 땅을 둘러싼 욕망과 갈등을 넘어설 수 있는 토지정의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투기공화국의 풍경’을 썼고 ‘토지정의, 대한민국을 살린다’ ‘헨리 조지와 지대개혁’을 함께 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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