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차우철 사장이 국내에서는 자산과 조직 효율화를, 해외에서는 베트남 추가 출점 전략을 쓰고 있다. 롯데GRS에서 성과를 낸 '정리 뒤 확장' 공식을 롯데마트에 다시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생성형 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
국내에서는 비효율을 덜어내는 '다이어트'에 주력하는 한편 해외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 힘을 싣는 방식이다.
15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회사는 2030년까지 베트남 대도시와 인근 주요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약 9개 점포를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2030년까지 대도시 및 인근 주요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약 9개 점포의 추가 출점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단계적인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인 출점 지역이나 부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다만 2023년 9월 이후 멈췄던 베트남 신규 출점을 2026년 다시 시작한 데 이어 추가 점포 계획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지 사업의 방향이 외형 확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가 있다.
롯데마트는 7월9일 베트남 남부 신흥 산업도시 떠이닌에 현지 16호점인 떠이닌점을 열었다. 2023년 9월 롯데몰웨스트레이크 하노이점 이후 약 3년 만의 베트남 신규 출점이었다. 떠이닌점은 영업면적 2165㎡(약 655평) 규모로 베트남 롯데마트 가운데 가장 작은 점포지만 매장의 88%를 식품으로 구성한 그로서리 전문점으로 만들었다.
7월30일에는 베트남 북부 산업도시 박장에 17호점을 열었다. 그동안 호찌민 등 남부와 수도 하노이 중심으로 점포를 냈다면 떠이닌과 박장 출점을 계기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방 산업도시까지 출점 범위를 넓힌 것이다.
점포 규모도 기존 대형마트를 그대로 복제하지 않았다.
떠이닌점과 박장점 모두 식품 비중을 90% 안팎까지 높인 중소형 그로서리 모델을 적용해 상대적으로 적은 면적으로 지역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점포 수를 늘리는 움직임과 달리 국내에서는 자산과 인력, 점포 운영의 효율을 높이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옛 롯데마트 빅마켓 킨텍스점이다. 2020년 영업을 종료한 킨텍스점은 한때 직접 개발을 위해 매각을 철회했던 자산이지만 2026년에는 결국 820억 원에 처분됐다. 롯데지주는 9월 초 킨텍스점 매각을 포함한 유휴자산 정리를 하반기 구조조정의 사례로 제시했다.
롯데마트·슈퍼는 4월에는 2023년 이후 3년 만에 희망퇴직도 실시했다. 동일 직급에서 8년 이상 근무한 48세 이상 직원이 대상이었다. 다만 동시에 2026년 신입·경력직을 100명 이상 채용하기로 하면서 단순 인원 감축보다는 인력구조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내 사업의 수익성 개선 필요성은 여전히 크다.
롯데마트 국내 사업은 2026년 2분기 매출 9789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5% 늘었지만 영업손실 422억 원을 냈다.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지만 적자 규모는 1년 전 479억 원보다 줄었다.
롯데마트는 상품 통합소싱과 자체브랜드(PB) 경쟁력 강화, 점포 운영 효율화, 온라인 물류 생산성 개선 등을 통해 국내 사업의 체질을 바꾸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신규 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리기보다 기존 자산과 조직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쪽에 우선순위를 두는 셈이다.
| ▲ 롯데 빅마켓 킨텍스점. <롯데마트> |
차우철 사장에게 이런 방식은 익숙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차 사장은 2020년 말 롯데GRS 대표에 오른 뒤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손봤다. 2021년 패밀리레스토랑 TGIF를 매각했고 엔제리너스 점포 수를 줄이는 대신 베이커리 등 상권별 특화매장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운영 효율을 높였다.
롯데GRS는 2020년과 2021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지만 2022년 영업이익 17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은 2023년 208억 원, 2024년 391억 원에 이어 2025년 511억 원까지 늘었다. 2025년 매출은 1조1189억 원으로 2017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1조 원을 넘어섰다.
국내 사업의 수익구조를 다진 뒤에는 해외 확장에 힘을 실었다.
차 사장 시절 롯데GRS는 베트남 사업을 키우는 동시에 미국 법인을 만들고 현지 출점을 준비했다. 베트남을 제외한 해외에서는 마스터 프랜차이즈(MF) 방식을 활용해 미얀마와 라오스, 몽골 등에 이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까지 진출 국가를 넓혔다.
롯데마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오랫동안 활용하지 못한 자산을 정리하고 인력·점포 운영 효율을 높이는 한편 성장 여력이 큰 베트남에서는 3년 만에 다시 출점에 시동을 건 것이다.
다만 롯데마트의 해외 확장이 곧바로 수익 확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26년 2분기 해외 마트 사업은 매출 3506억 원, 영업이익 43억 원을 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0.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1.5% 감소했다. 베트남의 성장에도 인도네시아 소비심리 위축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차 사장의 '국내 효율화·해외 확장'이라는 이력은 롯데마트 대표 선임 때부터 강점으로 평가됐다.
롯데쇼핑은 차 사장의 사내이사 후보 추천 사유에서 롯데GRS 대표 시절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 개선과 외식 프랜차이즈 리브랜딩, 해외 진출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경험을 직접 꼽았다. 조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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