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정문국 사장은 ING생명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며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ING생명이 10일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본격적인 공모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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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5월 상장, 정문국 기업가치 올리기 인정받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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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국 ING생명 사장. |
ING생명은 총자산 기준 국내 5위의 생명보험사로 올해 기업공개시장의 ‘대어’로 꼽힌다.
ING생명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해 매각에 어려움을 겪자 상장 쪽으로 궤도를 수정했다. 이번 상장에서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ING생명의 지분 가운데 50%가 시장에 나와 공모규모는 약 1조5천억 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정 사장은 올해 2월 연임에 성공하며 ING생명의 기업공개 준비를 주도해 왔다.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상장심사 간소화(패스트트랙)를 신청해 상장예비심사 기간을 1개월가량 줄였는데 곧바로 남은 절차를 진행해 5월 안에 상장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 사장은 외국계 생명보험사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한국외대를 졸업해 첫 사회생활을 제일생명에서 시작했다. AIG생명을 거쳐 알리안츠생명과 에이스새명에서 대표를 지냈고 2014년 ING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외국계 생명보험사의 대표를 3번째 맡고 있지만 흔한 경영학석사(MBA) 자격도 없고 외국에서 산 경험도 없는 순수한 국내파 경영인이다.
정 사장은 “보험업계에서 전문가로서 계속 일하고 싶어 항상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며 “미래를 대비해 영어를 꾸준히 공부했던 것이 외국계 생명보험사에서 성공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대표를 지내는 곳마다 실적을 개선시키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인력감축을 자주 실시해 노조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 때문에 ‘보험전문가’가 아닌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했다.
정 사장은 지난 3년간 ING생명을 이끌며 기업가치를 높여 이번 상장의 흥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ING생명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9월 기준 31조원으로 2013년보다 7조 원 정도 늘었고 순이익도 2015년 3048억 원을 거둬 2013년보다 62% 증가했다.
지급여력(RBC)비율도 지난해 9월 기준 346.23%로 2015년 말(324.88%)보다 20%포인트 이상 올랐다. 지급여력비율이 높을수록 책임준비금 대비 실제로 지급할 수 있는 돈이 많아 재무건정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에 실적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점은 상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ING생명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730억 원, 순이익 1808억 원을 내 2015년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35.3%, 29.4% 감소했다. 지난해 837억 원의 자살보험금을 지급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ING생명에 앞서 상장한 생명보험회사들의 주가가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과 신지급여력비율제도 도입 등에 영향을 받아 부진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2015년 7월에 상장한 미래에셋생명은 공모가가 7500원이었지만 10일 기준으로 주당 6510원으로 장을 마쳤으며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등의 주가도 모두 공모가 대비 낮은 가격에 형성돼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상장흥행 여부는 ING생명의 기업가치를 어느 정도로 평가할지에 달려 있다”라며 “국내 생명보험산업의 경영환경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ING생명도 기업가치평가(밸류에이션)를 낮춰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