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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정몽준의 결단, 현대중공업 대변화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4-09-15 15: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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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주주 정몽준의 결단, 현대중공업 대변화  
▲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


정몽준 전 의원이 현대중공업그룹의 체제 변화를 결단한 것일까?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이 물러나고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현대중공업그룹 기획실장 겸 현대중공업 사장을 맡는 등 현대중공업그룹이 경영체제를 크게 바꾸고 있다.

정 전 의원은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다. 그는 ‘소유하되 경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 왔다. 이번 현대중공업그룹 체제 변화는 정 전 의원의 결단이 작용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앞으로 소유와 경영분리 원칙에 변화를 낳을지 주목된다.

◆ 이재성 회장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임

현대중공업은 15일 이재성 대표이사가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이재성 회장과 김외현 사장 각자대표체제에서 김외현 사장 단독대표체제로 바뀌게 됐다.

  대주주 정몽준의 결단, 현대중공업 대변화  
▲ 이재성 현대중공업 회장
이 회장은 앞으로 현대중공업에 남아 상담역으로 일하게 된다. 이재성 회장은 정몽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와 50년지기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에 앞서 14일 그룹기획실장 겸 현대중공업 사장에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임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과 함께 권오갑 김외현 사장의 투톱체제로 경영위기 극복에 나서게 됐다.

최길선 회장이 그룹을 대표하고 권오갑 사장이 실질적으로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아직 후속인사나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기존 기획실이 그룹 기획실로 확대개편됐지만 권오갑 사장과 함께 그룹 기획실을 이끌 임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최길선 회장은 대표이사가 아니지만 민계식 회장 때도 대표이사가 아닌 전례가 있어 현재 경영체제가 지속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권오갑 전격기용에 정몽준 입김 작용했나

일부에서 이번 경영진 교체와 관려해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전 의원이 현대중공업의 위기상황을 2분기 실적 악화라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 1조103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문제는 3분기 실적전망도 밝지 않다는 데 있다. 게다가 현대중공업은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서도 난항을 거듭하며 20년 만에 노조 파업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실적부진, 파업, 성장동력 부재가 겹친 '삼재'의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정 전 의원이 이번 경영진 인사에서 결단을 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 현대중공업그룹 경영전반을 관장할 권 사장은 정 전 의원의 최측근으로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권 사장은 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2010년 8월 현대오일뱅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구매, 영업, 관리, 홍보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이 사우디 아부다비국영석유투자회사(IPIC)로부터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하는 데 공을 세웠고 2010년 8월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권 사장의 사장 발탁은 정 전 의원이 직접 지목함으로써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이 권 사장을 현대중공업의 사장으로 불러들이면서 그룹 기획실의 사령탑까지 맡긴 것은 정 전 의원의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는 까닭이다.

  대주주 정몽준의 결단, 현대중공업 대변화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겸 그룹기획실장
특히 권 사장은 현대축구단 단장을 지냈고 현재 한국실업축구연맹 회장과 프로축구연맹 총재를 맡고 있다. 축구에 관한 한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쏟아왔던 정몽준 전 의원의 권 사장에 대한 신뢰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권 사장이 현대중공업의 특급 구원투수로 중용된 배경에 현대오일뱅크 사장으로서 보인 경영능력이 1순위로 꼽힌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2012년 대비 1천억 원 가량 영업이익을 늘리며 4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특히 이 실적은 정유업계가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정유4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권 사장의 경영능력과 함께 인화와 소통을 중시하는 리더십 또한 기대주로 발탁된 이유로 꼽힌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30차례가 넘게 노사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노사는 15일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조의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대해 조정연장을 결정함으로써 16일부터 25일까지 추가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나 협상타결은 불투명하다.

◆ 정몽준, 잇따라 해외기업 방문하는 까닭

현대중공업은 올해 10대 그룹 중 시가총액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한국거래소 집계 결과 현대중공업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23조8825억 원에서 41.54%가 줄어 이달 7일 기준 13조9625억 원이었다.

현대중공업 주식 771만 주를 보유하며 10.15%로 최대주주인 정 전 의원의 주식 평가액 역시 이달 8일 종가 기준 1조882억 원으로 실적 발표 직전 1조3159억 원에서 2천억 원 이상 증발했다.

NICE신용평가가 현대중공업 신용등급(AA+)을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올리는 등 신용등급도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이번 현대중공업그룹 체제변화에 정몽준 전 의원의 위기의식이 반영됐지만 정 전 의원이 향후 현대중공업그룹 경영일선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정 전 의원은 지난 6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정중동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을 방문해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방장관과 면담하고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미간 협력을 논의하고 돌아왔다.

정 전 의원이 정치적 재기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기업방문이 잦아지는 것도 주목된다.

정 전 의원은 지난달 말 세계 최대 제약회사인 화이자의 미국 뉴욕 본사와 커네티컷 연구소를 방문하고 돌아왔다. 또 15일 중국 방문길에도 올라 중국의 대표적 IT기업인 바이두, 레노버, 알리바바 본사 등을 찾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원의 측근은 “세계 각국의 첨단산업 현장을 방문해 향후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을 찾는 작업을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 전 의원이 차기 대선주자로서 활동폭을 넓히는 한편으로 기업인으로서 DNA 또한 갖고 있는 만큼 직접 경영에 나서지 않더라도 현대중공업에 대해 이전보다 관심과 영향력을 확대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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