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FFPOST
HUFFPOST
정치·사회  정치

석유제품 '사후정산제 폐지법안' 국회 통과 앞둬, 영세 주유소 부담 우려는 과제

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 2026-05-21 16:32:05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비즈니스포스트] 석유제품 사후정산제 폐지가 업계 합의를 넘어 법제화로 굳혀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은 정유사가 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한 뒤 월말 등에 가격을 확정하는 이른바 ‘깜깜이 공급가’ 관행을 손보는 데 어느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유가 변동 위험 분담과 영세 주유소 현금흐름 보완 등 사후정산제의 긍정적 기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보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석유제품 '사후정산제 폐지법안' 국회 통과 앞둬, 영세 주유소 부담 우려는 과제
▲ 이철규 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여야 정치권은 정유사가 주유소 등에 석유제품을 공급할 때 공급가격을 사전에 고지하도록 하는 ‘석유제품 사후정산제 폐지법안’(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본격 논의에 들어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석유제품 사후정산제 폐지법안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다만 해당 법안은 이날 의결되지 못했으며, 이날 전반기 국회 산자중기위 활동이 종료됨에 따라 법안 처리는 후반기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김종민 무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후반기 국회 통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법안은 정유사·석유수출입업자가 주유소 등 석유판매업자에게 석유제품을 공급할 때 공급가격을 사전에 고지하고, 실제 거래·정산도 사전 고지한 가격을 기준으로 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사후정산제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석유제품을 먼저 공급한 뒤 월말 등에 최종 공급가격을 정하는 관행이다. 주유소가 정확한 원가를 모른 채 판매가격을 정해야 해 소비자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사후정산제 폐지 논의는 중동발 유가 급등 국면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4월9일 국회에서 ‘주유소-정유사 간 사회적대화 상생 협약식’을 열고 전속계약 구조 개편, 사후정산제 폐지 등을 담은 협약 내용을 발표했다. 협약에 따라 정유사는 사후정산제를 폐지하고 일일 판매 기준가격을 사전에 확정·공시하기로 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4대 정유사 관계자도 협약식에 참석했다.

다만 사후정산제 폐지를 둘러싼 우려도 제기된다. 사후정산제가 가격 불투명성이라는 단점을 갖는 동시에 유가 변동 리스크를 정유사와 주유소가 나눠 부담하고, 영세 주유소의 현금흐름을 일부 보완하는 기능도 해왔다는 것이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4월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석유 유통구조 개선과 유가 안정화 방안’ 국회토론회에서 “사후정산이 있을 때, 상승기에는 환급이 적음으로 정유사가 유리하고 하락기에는 환급이 커 주유소가 유리한 리스크 분담 구조가 형성된다”며 “이는 묵시적 보험 기능을 한다”고 짚었다.

김 실장은 또 “(사후정산제는) 자금력이 부족한 주유소에는 사후 할인을 제공해 유가 변동성에 대한 버퍼 역할을 가능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사후정산제 폐지가 가격 투명성을 높이는 효과는 있지만, 그 과정에서 영세 주유소가 유가 급등락 위험을 그대로 떠안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제도화 과정에서는 사전 고지 가격과 실제 정산가격의 일치 여부를 점검하고, 유가 급등락 때 위험 분담 방식을 어떻게 설계할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제품 '사후정산제 폐지법안' 국회 통과 앞둬, 영세 주유소 부담 우려는 과제
▲ 이철규 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유가 안정화 방안 토론회에서는 대안으로 공급가 투명 공개와 실거래가 기준 정산, 사전 고지 가격과 실제 정산가격의 일치 여부 점검, 주유소 공동구매를 통한 협상력 제고 등이 제시됐다.

김영빈 법무법인 승본 대표변호사는 당시 토론회에서 “민간의 자율적인 가격 결정이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모든 공동구매 물량의 흐름과 가격 형성 과정을 실시간 데이터로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IoT 기반의 유량 계측과 플랫폼 기반의 실시간 가격 공시 시스템은 유가 자율조정이 불투명한 폭리로 흐르는 것을 막는 가장 강력한 투명성의 보루”라고 봤다. IoT는 ‘사물인터넷’으로, 기기나 설비에 센서·통신 기능을 붙여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하고 인터넷으로 주고받게 하는 기술이다.

그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여 소비자가 오피넷(Opinet)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해 공동구매 주체들의 가격 경쟁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선택할 수 있다면, 자율조정은 오히려 시장의 공정성을 심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피넷은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서비스로,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판매가격을 비교·공개하는 플랫폼이다. 권석천 기자

최신기사

대법원 "HD현대중공업 하청노조 단체교섭 응할 의무 없다" 판결 
IPO 시장 대세도 피지컬AI, 코스모로보틱스·마키나락스 이어 스트라드비젼·빅웨이브로보..
SK온, 포드 합작 미국 테네시 배터리 공장 단독 운영 전환 "5조4천억 차입금 부담 ..
삼성전자 부회장 전영현 "갈등 뒤로하고 하나로 뭉쳐야", 사내 결속 당부
포스코퓨처엠 음극재 품목 다변화·원료내재화 착착, 엄기천 비중국 수요 증가 타고 흑자전..
[6·3 판세/서울] 정원오 우세에 오세훈 추격세, 부동산 민심에 GTX 안전 공방까지
'농심 3세' 신상열 승계 명분 확보 잰걸음, 글로벌 성과 내는 길 녹록치 않다
삼성전자 노사 잠정합의안 극적 타결에도 '부글부글', 5억 이상 성과급 격차에 사업부별..
LG화학 더 세질 석유화학 위기 앞둬, 김동춘 복잡해진 구조조정 셈법에 고심
[채널Who] '같은 노조 다른 성과급' 삼성전자 노사 극적 타결 뒤에 숨겨진 보상 격..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