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등 한진그룹 계열사들이 정석인하학원에 증여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정석인하학원이 이런 자금으로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조양호 회장 오너일가의 대한항공 지배력을 계속 유지하는 데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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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석인하학원이 한진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증여를 통해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진에어가 20일 25억 원을, 토파스여행정보가 16일 11억 원을 정석인하학원에 각각 증여했다.
정석인하학원은 인하대학교 등을 운영하는 한진그룹의 비영리법인이다. 조양호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고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진에어와 토파스여행정보 등 한진그룹 계열사들은 정석인하학원에 해마다 증여를 해왔고 금액도 늘려왔다.
진에어는 2013년 5억 원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모두 54억 원을 증여했다. 토파스여행정보도 2011년 7억5천만 원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모두 46억5천만 원을 증여했다.
한진그룹 또 다른 계열사들인 에어코리아와 한진관광, 유니컨버스는 최근 3년 동안 각각 1억~3억 원 정도를 정석인하학원에 증여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해마다 증여로 교육사업을 지원해 왔고 그 일환으로 올해도 증여했다”고 말했다.
정석인하학원은 이 자금을 학교 현안을 해결하는 데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정석인하학원은 인하대학교 송도캠퍼스 용지대금을 내야 한다. 인하대학교는 오는 4월19일까지 송도캠퍼스 용지대금의 일부인 59억4천만 원을 납부하라는 통보를 인천경제청으로부터 받았다.
일각에서 정석인하학원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을 주목한다. 대한항공은 3월 주주배정 방식으로 4577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정석인하학원은 대한항공의 지분 3.22%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대로라면 116억 원 규모로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다. 정석인하학원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조양호 회장 등 오너일가의 지분율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정석인하학원은 이미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한 적이 있다. 정석인하학원은 지난해 6월 한진칼이 1049억 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때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정석인하학원은 한진칼 지분 2.14%을 들고 있다.
대한항공은 유동성을 확보해 부채비율을 낮춰야 할 상황에 놓여있다. 대한항공은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에 부채비율이 1178%에 이른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1000% 아래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