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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자사주 20% 소각에 사라진 '백기사' 카드, 2대주주 국민연금 경영권 방어 '핵' 떠올라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6-03-11 14: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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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2574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태원</a> SK 자사주 20% 소각에 사라진 '백기사' 카드, 2대주주 국민연금 경영권 방어 '핵' 떠올라
▲ SK가 지난 10일 자사주 20%를 소각하겠다고 밝히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미나이 나노 바나나 프로> 
[비즈니스포스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차 상법 개정에 맞춰 SK가 보유한 자사주 24.8% 가운데 20%를 소각하겠다는 결단을 내리면서, SK가 외부 '경영권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 회장은 자사주 소각에 따라 우호세력에 자사주를 넘겨 경영권을 방어하는 이른바 '백기사' 전략을 더 이상 활용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SK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방어에서 SK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재계 취재를 종합하면 SK그룹 지주사 SK가 발행주식 총수의 약 20%에 해당하는 자사주 1469만 주(10일 종가 기준 약 5조1575억 원)를 소각을 완료하면, 최태원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율은 현재 25.4%에서 약 31.9%로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

발행주식 총수가 줄어듦으로써 SK 오너일가의 산술적 지분율은 늘어나는 것이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수 감소로 SK 주주의 지분율은 이전보다 약 25% 증대되는 효과가 있다"며 "소각 규모와 시기 측면에서 시장 기대보다 전향적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회장 측의 실질적 SK 지배력은 오히려 줄었다.

기존 자사주는 우호적 제3자(백기사)에게 매각하면 즉각 의결권이 살아나 대주주의 강력한 우군 역할을 해왔는데, 이를 소각함으로써 주요 경영권 방어권 수단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의 지분율 31.8%는 주주총회 '보통결의' 요건인 '발행주식 4분의 1(25%)'을 훌쩍 넘긴 수치다. 이는 3월26일 SK 주주총회에 올라오는 사외이사 선임과 같은 안건 통과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는 지분율이다.  

하지만 '특별결의' 저지선인 33.4%에 살짝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는 외부 세력이 정관 변경, 조직 개편, 이사·감사 해임 등을 요구했을 때 안건 통과를 최 회장 측 단독으로는 할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의무 소각 제도가 시행되면서 기업가치 제고 측면의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며 "다만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지 않은 기업의 경우, 경영권 안정성을 위한 대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29.4%를 매각, SK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지배력을 높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두산과 SK의 SK실트론 주식매매계약(SPA)은 3월 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번 거래에 최 회장의 개인 지분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실트론의 지분 100% 가격은 약 2조 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이 남아 있는 만큼, 최 회장이 SK실트론 매각 대금을 SK 지분 확보에 바로 활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2574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태원</a> SK 자사주 20% 소각에 사라진 '백기사' 카드, 2대주주 국민연금 경영권 방어 '핵' 떠올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SK 지분율은 현재 25.4%에서 자사주 소각 뒤 약 31.9%로 상승한다. <제미나이 나노 바나나 프로>
이같은 상황에서 SK 2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현재 SK 지분을 7.8% 보유하고 있으나, 2027년 1월4일 자사주 소각이 완료되면 지분율이 9.7%까지 늘어난다.

향후 SK가 주주총회에서 진행하는 주요 의사결정(이사 선임, 정관 변경, 합병 등) 과정에서 국민연금 의견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 회장으로서는 국민연금의 동의를 얻기 위한 노력을 이전보다 몇 배는 더 들여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또 과거 '소버린 사태'와 같은 외부의 경영권 공격 방어를 위해서도 국민연금을 우군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SK는 2003년 지분 14.99%를 확보했던 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으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은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우호 세력(신한은행, 하나은행, 산업은행 등)에 매각함으로써 경영권을 지킬 수 있었다.

국민연금이 SK 경영권 방어의 적극적인 백기사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국민연금은 과거 여러 차례 최 회장의 의사결정에 반대 목소리를 낸 적이 있다.

국민연금은 2015년 SK와 당시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하던 SK C&C를 합병하는 안건에 반대했다. 합병 비율이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은 SK C&C에 지나치게 유리하게 설정돼 기존 SK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던 것인데, 국민연금 반대에도 SK와 SK C&C 합병 안건은 통과됐다.

2024년에는 SK이노베이션 지분을 약 6.2% 보유한 2대 주주로서 SK이노베이션과 SKE&S의 합병 안건에 반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SK의 SK이노베이션 지분율(36.2%)이 높았고, 대다수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들이 SK 손을 들어주면서 합병이 이뤄졌다.

이 같은 국민연금의 기조를 고려하면, 향후 SK그룹의 사업구조 리밸런싱이나 승계 관련 이슈에서 주주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최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의결권을 민간 위탁운용사로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외부 의결권 자문사들의 입김이 더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연금 의결권이 민간 운용사로 분산된다면, 최 회장은 경영 의사결정에서 더 많은 기관투자자와 의결권 자문사들의 간섭을 받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박세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 의결권이 민간 운용사로 일부 이관될 경우, 기관투자자의 주주 관여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사회 구성이나 보수 체계 등 지배구조 관련 의안에 대한 관여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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