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삼성그룹 경영전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해 이 사장이 실제 경영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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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이재용 부회장이 17일 구속돼 삼성그룹이 리더십 부재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면서 이부진 사장이 이 부회장의 공백을 메울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퍼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삼성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고 약속한 상황에서 특검이 삼성그룹 2인자인 최지성 부회장의 수사를 계속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의 경영공백을 메울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오너일가인 이부진 사장이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 호텔신라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이 부회장이 구속된 17일 호텔신라 우선주 주가는 상한가로 치솟았다.
이 사장은 2010년 12월 호텔신라 사장으로 취임해 7년 동안 호텔신라의 성장을 이끌며 경영능력을 보여줬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3남매 가운데 둘째로 ‘리틀 이건희’로 불릴 정도로 외모와 성격 등에서 이건희 회장을 닮았다.
일부 외신도 이 사장을 중심으로 삼성그룹의 승계구도가 다시 짜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1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이 사장이 삼성그룹 경영 전반을 도맡으며 장기적으로 대규모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CJ그룹의 사례도 있다. CJ그룹의 경우 이재현 회장이 구속되자 이미경 부회장이 비상경영체제를 꾸리며 리더십 공백을 메웠다.
이 사장이 이미경 부회장같은 역할을 하려면 무엇보다 어머니 홍라희 삼성리움미술관장의 의중이 중요하다.
만약 홍 관장이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을 오너일가가 메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 대안으로 이 사장을 전면에 등장시키는 선택을 할 수 있고 삼성그룹은 이런 선택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사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할 가능이 낮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 사장이 삼성그룹의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이끌기에 경험이 부족하고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유지되는 데 대한 비판적 여론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경우 이재현 회장과 함께 CJ그룹 공동창업주로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 회장의 부재를 메우는 데 저항이 없었으나 이 사장은 이미경 부회장 같은 카리스마를 구축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부진 사장 등판설은 삼성그룹을 알지 못하고 하는 말”이라며 “아무래도 오너일가 가운데 한 명이 구속되다보니 이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의 입지가 예전보다 조금 넓어질 수는 있지만 경험이 부족해 경영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