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받는 데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부회장의 첫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3주 동안 추가적 조사를 통해 특검에서 자신할 수 있는 여러 추가증거를 확보했다”며 “ 법원의 영장심사기준을 고려하더라도 충분히 재청구할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첫 구속영장 청구에서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 ‘횡령’, ‘위증’ 혐의를 적용했는데 이번에는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을 추가해 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씨와 수백 차례에 걸쳐 차명 휴대전화로 통화했다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최근 박 대통령과 최씨 사이에 통화가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차명폰 2대를 확인했다”며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차명폰을 개통해 박 대통령과 최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실물은 확보하지 못했으나 통화내역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4월18일부터 10월26일까지 박 대통과 최씨 사이에 570여 회의 통화가 있었다”며 “특히 최순실씨가 독일로 출국한 지난해 9월3일∼10월26일 사이에는 127회나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정례브리핑 일문일답이다.

- 이번 특검이 삼성특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번 특검법 수사대상을 보면 최순실씨 등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이 핵심이며 삼성사건도 최순실이 대통령을 이용하거나 공모해 삼성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따라서 그런 차원에서 조사하다보니 삼성 수사가 진행된 것이다.

삼성을 목표로 한 특검이 아니다. 특검법 2조7호는 삼성 등 대기업이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최순실씨에 금품을 제공한 의혹을 수사하라고 명시돼 있다. 이번 사건은 분식회계 등을 제외하고 오로지 뇌물제공 부분만 조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도 삼성특검이란 말은 부적절하다.”

- 삼성의 최지성(삼성그룹 부회장), 장충기(삼성그룹 사장), 황성수(삼성전자 전무)씨 등 3명은 추후에 영장청구를 하나.

"삼성 관계자 3명의 영장청구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다."

-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와 관련해 기존에 언급됐던 금액이 430억 원인데 변화가 있나.

“뇌물공여 금액은 변동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금액이 변동 없다고 했는데 블라디미르(정유라씨가 탄 명마) 지원은 뇌물에 포함 안하고 범죄재산은닉으로만 판단한 건가.

“뇌물공여 금액은 기존에 계약했던 부분만 포함했다.”

- 롯데나 SK의 경우 수사가 힘들다고 했는데 특검에서 수사하다 중단한 것인가.

“다른 대기업은 수사에 착수했다가 중단한 게 아니고 수사 착수를 하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삼성의 뇌물 수사가 미뤄지다 보니 지금까지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것이다.”

-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업무수첩 39권 추가발견과 관련해 증거능력 논란이 있는데.

“안 전 수석이 수첩을 폐기하라고 보좌관에 맡긴 것을 그 보좌관이 청와대에 보관하다가 변호인 동의 하에 특검에 제출했다. 안 전 수석도 수첩의 내용을 확인하고 그 내용이 사실이라고 진술했다. 수첩이 제출된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따라서 이 수첩의 증거능력은 문제없다고 판단한다. 더 나아가 증거물품의 보관자일 경우에도 증거물이 범죄물일 경우 제출의무가 있고 내지 않으면 증거은닉에 해당한다.”

-안 전 수석이 보좌관에게 수첩을 폐기하라고 줬다는 것을 인정하나.

“모두 인정하고 있다.”

- 오전에 행정법원에서 공개한 차명폰에 관련해 설명해 달라. (특검이 제기한 '압수수색 불승인처분 집행정지 신청' 1차 심문기일) 

“그동안 최순실과 대통령 사이에 긴밀한 의사연락이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특검은 지금까지 두 사람이 어떻게 통화했는지 다각도로 조사했다. 그런 와중에 최근 두 사람의 통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차명폰을 확인했다. 청와대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위한 증거로 법원에 제출된 것으로 안다.”

- 실제 녹취 확보한 부분도 있나.

“녹취는 없다. 통화내용만 있다.”

- 마지막 통화기록은 언제인가.

“최종 통화는 10월26일로 알고 있다.”

-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직접 통화한 것인가.

“지난해 10월25일경부터 문제가 생겨서 통화가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

- 지난해 10월26일이면 jtbc의 태블릿PC 보도 나가고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한 다음날이다. 당시 장시호씨(최순실씨 조카)가 26일 전달했다는 메시지는 뭔가.

“26일에 대한 메시지는 장시호씨 등의 진술이 확보돼 있다.”

- 증거인멸의 정황이 있나.

“말하기 곤란한다. 차명폰 내역은 앞으로 관련 증거로 제출할 예정이다.”

- 통화내역이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공모관계를 입증할 단서일 것 같은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영장에도 이런 사실 적시돼 있나.

“그 부분도 제출될 수 있을 것이다.”

- 차명폰은 대통령이 쓴 것과 최순실씨 것 하나씩인가.

“각자 1대씩 쓴 것으로 알고 있다.”

- 차명폰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통화한 적도 있나.

“그 부분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

- 차명폰으로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통화한 것이 확실한가.

“그 부분의 의문은 충분히 이해한다. 특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확인해서 두 사람이 통화한 것으로 판단했다.”

- 최순실씨는 차명폰의 존재와 이용여부를 시인했나.

“그 부분은 수사를 할 수 없었다.”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신청했나.

“아직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 언제 신청하나.

"특검 수사기간 만료(28일) 3일 전까지 연장신청을 할 수 있는데 특검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여서 아마 그 전에 제출할 것으로 알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