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스왓분석-S]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개막, 3개월 만에 1천피 '쑥' 상승장 탄력받는다
박재용 기자 jypark@businesspost.co.kr2026-01-2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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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25년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 5000을 부르짖을 때, 그 누구도 이처럼 빨리 코스피 5000 시대가 다가올지 몰랐다. 지난해 하반기 코스피가 빠르게 올라 4200선에서 한 해를 마무리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불과 한 달 안에 코스피 5000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없었다. 하지만 코스피는 5000을 넘어섰고 이제 6000을 바라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코스피 5000 시대, 코스피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인을 통해 코스피의 오늘과 내일을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S: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개막, 3개월 만에 1천피 '쑥' 상승장 탄력받는다
② W: 가파른 상승에 감춰진 약점, 코스피 5천 안착 조건은 '실적'
③ O: '박스피' 탈출은 시작, 금융시장 대전환이 코스피 6000 길 만든다
④ T: 코스피 흔드는 위협 요인, 지정학 리스크와 환율·인플레 변수
⑤ 코스피 5000 원년, 전문가들이 짚어본 올해 자본시장 향방은
▲ 코리아 증시 프리미엄 시대가 열릴 것인가?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코스피 5000 시대’가 열렸다. 1980년 코스피 시장이 열린지 46년 만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넘어 코스피 5000 시대를 일궈낸 국내 증시가 본격적으로 상승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증권가에 퍼지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 장중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넘어섰다.
코스피는 22일 개장 직후 5019.54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코스피가 5000선을 넘어선 것은 이날이 처음으로, 1980년 코스피 출범으로부터 약 46년 만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코스피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지수가 ‘1000단위’를 넘어서는 시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4000에서 5000까지의 상승 속도는 이례적으로 빨랐다.
▲ 코스피 지수가 22일 장중 사상 처음으로 5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코스피 지수 5000선 돌파를 축하하는 모습. <연합뉴스>
코스피는 1980년 1월 기준 지수 100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약 9년 만인 1989년 3월 코스피1000선 고지에 올라섰다.
2000선 돌파 시점은 2007년 7월이었다. 1000에서 2000까지 약 18년 4개월이 걸린 것으로, 코스피 역사상 1000포인트 상승에 가장 오랜 기간이 소요됐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 증시가 얼어붙으며 코스피가 280까지 추락한 영향이다.
이로부터 약 13년 5개월 뒤인 2021년 1월에는 3000선을 넘어섰고, 이후 약 4년10개월 만인 2025년 10월 4000선을 넘겼다.
지난해 ‘코스피 4000 랠리’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 등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확대 영향으로 풀이되지만, 같은 기간 해외 증시 상승률과 비교할 때에도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지수 상승세가 뚜렷했다. 2025년 코스피 지수 연간 상승률은 75.6%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올해도 눈 부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종가 4952.53 기준 1월 한 달 지수 상승률이17.5%에 달한다. 5000 달성까지도 3개월이 채 소요되지 않았다.
코스피가 이처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증권가는 코스피의 최대 강점으로 ‘인공지능(AI) 시대’ 경쟁력을 꼽았다.
AI 산업 성장 기대감 속에서 ‘반도체’와 ‘피지컬 AI’가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와 피지컬 AI는 각각 시가총액 1, 2위 종목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시가총액 3위 현대차로 대표된다.
반도체 업종은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가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국내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 반도체로 대표되는 AI 산업 경쟁력이 국내 증시 최대 강점으로 꼽혔다.
22일 정규거래 종가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1년 전보다 각각 180.5%와 234.8% 올랐다.
이들 대형 반도체주 주가 급등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상승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22일 코스피가 5000을 넘어섬과 동시에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 합산 시가총액도 1천조 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올해 초 떠오른 피지컬AI 기대감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피지컬AI는 올해 현대차그룹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한 뒤 국내 증시의 새로운 상승 동력으로 거듭났다.
현대차 주식은 올해 들어 주가가 77.2% 상승하며 시가총액 3위까지 올라섰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21일 보고서에서 “최근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지수 기여가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반도체 업종은 수출 급증과 함께 실적 기반(펀더멘털)이 견고하고, 자동차 업종은 로봇 산업과 함께 현대차그룹의 가치 재평가(리레이팅)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국내 기업들의 이익성장세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불리는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의 열쇠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란 국내 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비슷한 수준의 외국기업보다 낮게 형성되는 현상을 뜻한다. 한국 증시 고질병인 미흡한 주주환원 수준, 저조한 수익성 및 성장성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65배 수준으로, 과거 20년 평균치인 1.18배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높아진 이익 성장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감안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고, 글로벌 주요 증시와 비교할 경우 코스피의 ROE 대비 PBR은 여전히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이번 강세장은 이익 성장을 바탕으로 한 펀더멘털 장세”라며 “외국인의 순매수 확대와 반도체 업종 중심의 추가 실적 전망치 상향 가능성이 코스피의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담긴 3차 상법개정안 입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법안 통과 뒤 코스피 상장주식수가 연평균 1%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는 코스피 가치(밸류에이션) 재평가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지수 급등에 따른 단기 조정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기적 코스피 상승 경로는 유효하다”면서도 “연초 이후 가파른 상승에 따른 기술적 과열 부담이 누적돼 있어, 단기적 코스피 속도 조절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