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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이 넘긴 포드 배터리 공장에 '중국 CATL 기술' 들인다, 'LFP 대세' 재확인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5-12-16 15: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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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이 넘긴 포드 배터리 공장에 '중국 CATL 기술' 들인다, 'LFP 대세' 재확인 
▲ 짐 팔리 포드 CEO가 3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포드가 SK온으로부터 넘겨받을 미국 공장에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제조 기술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포드는 미국 켄터키주 공장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인데 SK온뿐 아니라 미국 ESS 시장을 노리는 한국 배터리 3사로서는 뼈아픈 선택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포드는 15일(현지시각) 공식 성명을 통해 켄터키주 공장에 기술 라이선스를 활용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설비를 18개월 안에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이를 두고 “포드는 중국 CATL에 라이선스 받은 기술을 사용해서 LFP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바라봤다.

포드는 올해 8월20일 SK온과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켄터키 글렌데일 제1공장의 가동을 시작하면서 삼원계(NMC) 배터리를 생산했다. 그런데 이번 달 11일 양사의 합작 관계를 종료하겠다는 한국 공시가 올라온 지 5일 만에 포드가 CATL 기술로 ESS용 배터리를 만든다는 관측이 나온 것이다. 

이는 미국 전기차와 ESS 시장에서 LFP가 완전한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을 다시금 방증하는 중요한 근거로 해석되고 있다.

포드의 리사 드레이크 기술 플랫폼 담당 부사장은 테크크런치를 통해 “대부분 고객이 LFP를 선택한다”며 “포드도 이미 LFP 기술 라이선스를 보유해 (ESS로) 사업 확장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도 전기차 제조사가 저렴한 LFP 배터리를 선택하도록 판을 깔았다. 트럼프 정부는 3일 자동차 제조사가 준수해야 하는 최저 연비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포드를 비롯한 기업은 수익성이 높은 내연기관차 비중은 높이고 전기차는 중저가 차량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실제 포드는 이번 달 15일 SK온의 배터리를 쓰던 고가형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도 사실상 단종하고 중저가 전기차 생산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수익성이 높은 사업 기회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드는 기술 열세와 시장 성장세 둔화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기차 사업 부문에서 매년 수십억 달러의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9개월 동안 포드의 전기차 사업부 손실 규모도 36억 달러(약 5조3천억 원)를 웃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포드는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열풍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ESS용 배터리 라인을 켄터키 공장에 구축하려 한다. 회사에 일명 ‘구원 투수’가 될 수도 있는 제품에 포드가 CATL의 LFP 배터리 기술을 쓰겠다는 것이다.
 
SK온이 넘긴 포드 배터리 공장에 '중국 CATL 기술' 들인다, 'LFP 대세' 재확인 
▲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 임직원이 9월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의 배터리 제1공장에서 성조기 게양식을 가진 뒤 묵념하고 있다. < 블루오벌SK >
이는 전기차와 ESS 시장 모두가 중국이 지배한 LFP 중심으로 전환하는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동안 미국은 관세로 중국산 배터리의 유입을 어느 정도 막아 왔는데 포드와 같은 대형 기업이 라이선스 방식으로 미국에서 LFP 배터리를 생산하면 도입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이에 일명 ‘K배터리’의 주력인 삼원계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수요 확보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K배터리도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ESS용 LFP 배터리 도입을 적극 추진하는 상황에서 포드가 CATL 기술을 활용한다는 점이 뼈아플 수 있다. 

SK온과 삼성SDI는 미국에서 ESS용 LFP 배터리 수주 계약은 체결했다. 

SK온은 9월4일 미 콜로라도주에 본사를 둔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에너지에 1기가와트시(GWh) 용량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삼성SDI도 이달 10일 미주법인을 통해 한화로 2조 원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수주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두 기업 모두 아직 ESS용 LFP 배터리 양산에 들어가지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만 올해 6월부터 미시간 단독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에 들어갔다.

앞서 포드는 2022년 6월10일 CATL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미시간주 마샬에 LFP 배터리 공장을 세울 것이라고 발표했다. 라이선스 방식은 CATL이 배터리 제조기술 및 생산 장비를 건설하는 기술을 제공만 하고 설비를 세우는 데 들어가는 자본은 포드가 직접 투자하는 형태이다. 

미국 당국과 정치권이 중국산 배터리 기술 진출 장벽을 높여 포드는 이를 우회하기 위해 라이선스 방식을 선택했다. 

당시에도 정식 협력사였던 SK온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는데 포드가 합작법인을 청산하고 배터리 공장에 CATL 기술을 들이기로 하면서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한 셈이다. 

결국 포드의 선택으로 미국 전기차와 ESS 시장에 중국 기술을 사용한 LFP 배터리가 자리매김해 SK온을 비롯한 한국 기업에 부담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GM과 스텔란티스 등과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하는 LG에너지솔루션 및 삼성SDI도 이러한 시장 변화 흐름에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는 “대부분의 서구 완성차 업체는 최근 보급형 차량에 LFP 배터리를 도입하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차량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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