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30년이면 전 세계 D램 매출 가운데 절반을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생성형 인공지능 열풍이 반도체 시장에 근본적 변화를 일으키면서 시장 구조가 재편되는 가운데 하나의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HBM3E 및 HBM4 고대역폭 메모리 전시용 샘플. |
[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 반도체에 주로 탑재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전체 D램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는 10일 “인공지능(AI) 분야의 수요가 전례 없는 수준의 반도체 수요를 이끌고 있다”며 “시장의 눈높이가 갈수록 상향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4년 기준으로 6500억 달러(약 955조 원) 안팎이던 글로벌 반도체 매출 규모가 이르면 2028년까지 1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조사기관의 전망이 근거로 제시됐다.
시장 조사기관 크리에이티브스트래티지는 과거 PC나 스마트폰, 클라우드 서버 대중화가 불러온 반도체 호황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의 전성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전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에 따라 발생하는 반도체 수요는 이전의 업황 호조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기가사이클’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크리에이티브스트래티지는 “인공지능 시장 성장은 반도체 시장의 구조를 근본부터 재편하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은 AI 이전과 이후 시대로 나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본격화되고 있는 ‘HBM 슈퍼사이클’이 업계 전반의 판도를 바꿔내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크리에이티브스트래티지는 HBM 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 160억 달러(약 24조 원) 안팎이었으나 올해는 300억 달러 중반대, 2030년에는 1천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HBM이 2030년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은 절반 이상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현재 D램 매출에서 HBM의 비중은 20% 안팎에 불과한데 앞으로는 HBM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제조사의 가장 큰 먹거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의미다.
차세대 HBM4 규격 고대역폭 메모리는 같은 용량 기준으로 DDR5 규격 메모리 대비 4배의 웨이퍼(반도체 원판) 생산 능력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HBM의 생산 비중이 늘어날수록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의 D램 공급은 위축되며 물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세도 계속 이어질 공산이 크다.
낸드플래시 기반 SSD 저장장치 수요도 인공지능 서버 분야의 수요 증가에 따라 2030년까지 최대 11배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졌다.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이 HBM에 생산 투자를 집중하는 만큼 낸드플래시 증설도 줄어들 수밖에 없어 공급 부족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크리에이티브스트래티지는 결과적으로 최소 2027년까지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 부족 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가파른 가격 상승을 예측했다.
이러한 변화가 결국 반도체 생태계를 완전히 바꿔놓으며 ‘인공지능 기가사이클’로 정의할 수 있는 반도체 시장 전반의 구조 개혁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크리에이티브스트래티지는 “반도체 산업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뀐 뒤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 생태계에 포함된 모든 분야가 성장하며 모든 밸류체인에 걸쳐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