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자신의 전문 분야인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회복한 성과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박 부회장은 저탄소 기술 개발과 친환경 플랜트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에도 더욱 힘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
| ▲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전문 분야인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회복한 성과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최근 승진했다. |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업황이 바닥을 지나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박 부회장에게는 수익성 개선에 이어 외형 확대까지 동시에 이끌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한국은행이 밝힌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자료에 따르면 건설투자가 0.6%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6분기 만에 역성장에서 벗어난 것으로 건설업 성장률도 2분기 -3.6%에서 3분기 0.7%로 반등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역시 2026년부터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건설경기가 비록 제한적이지만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바라봤다.
올해 건설투자는 9% 감소한 264조 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269조 원으로 2% 가량 소폭 상승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업황 변화가 DL이앤씨 실적 흐름에도 긍정적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DL이앤씨가 2021년 대림산업에서 분할한 이후 이어지던 영업이익 감소 흐름을 올해 끊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박 부회장이 세운 수익성을 중심에 놓고 경영하겠다는 방침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DL이앤씨는 2021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9573억 원을 올린 뒤 2022년 4970억 원, 2023년 3307억 원, 2024년 2709억 원으로 3년 연속 수익성 하락을 경험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3분기까지 DL이앤씨 누적 영업이익은 약 3239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으며, 1년 전 같은 기간 1768억 원과 비교해도 83.2% 증가한 수준을 보였다.
주택 부문 원가율은 지난해 3분기 92.3%에서 올 3분기 82.6%로 9.7%포인트 낮아졌다. 전체 원가율도 86.9%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0.9%포인트 하락했다.
| ▲ DL이앤씨 주택 부문 원가율이 지난해 3분기 92.3%에서 올해 3분기 82.6%로 9.7%포인트 낮아졌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
박 부회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주택사업은 도시정비사업과 공공사업 위주로 추진하고 리스크 관리와 원가 개선으로 이익을 확대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승진은 그룹 차원에서 이러한 박 부회장 경영 관리 능력 높게 평가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박 부회장에게는 앞으로 수익성 개선에 이어 외형 성장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부담도 안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DL이앤씨가 추진하는 친환경 플랜트 중심 성장 전략을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박 부회장은 소형모듈원자로(SMR) 및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분야에서 투자 및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DL이앤씨는 2024년 11월 수주한 북미 블루 암모니아 시장 진출 프로젝트에서 기본설계(FEED)를 맡았으며 자회사인 카본코는 CCUS 기술에 관한 라이선스를 공급하게 된다.
SMR과 관련해서는 2023년 미국 주요 SMR업체인 엑스에너지에 투자해 약 2%의 지분을 확보했다. DL이앤씨는 현재 엑스에너지와 함께 차세대 SMR 공동 기술 개발에 나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 부회장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저탄소 기술 혁신으로 지속할 수 있는 미래를 실현하겠다”며 “DL이앤씨는 CCUS, SMR, 청정 수소 및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에너지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미래를 바라보고 꾸준히 탈탄소 관련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실질적 성과를 보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