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재판에서 소란을 피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 권우현·이하상 변호사를 경찰에 법정모욕,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25일 언론 공지를 통해 "법원행정처장은 오늘 피고인 김용현의 변호인 이하상·권우현에 대해 법정모욕, 명예훼손 등으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 이하상·권우현 변호사. <연합뉴스>
법원행정처는 이어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감치 재판을 받은 변호사들은 감치 과정과 그 이후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법정과 재판장을 중대하게 모욕했다"며 "이는 법조인으로서의 품위와 책임을 저버린 행위일 뿐 아니라 사법권과 사법 질서 전체에 대한 중대한 부정행위"라고 강조했다.
법원행정처는 이번 일과 관련해 선처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원행정처는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 모욕 또는 소동행위로 법원의 재판을 방해하고 개별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재판장에 대해 무분별한 인신공격을 하는 행위는 재판과 법관의 독립을 해하고 재판제도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법치주의를 훼손하게 된다"며 "재판을 방해하면서 법정을 모욕하고 재판장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사법부 본연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므로 이러한 행위에 대해 선처 없는 단호하고 엄정한 제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원행정처는 또한 "사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해야 하고, 재판장은 사법권의 공정한 기능 수행을 위해 법정의 질서와 존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며 "재판의 독립과 사법 신뢰라는 핵심적 가치를 반드시 지키기 위해 법원행정처는 향후 이와 유사한 법정질서 위반, 법관에 대한 모욕 및 법정 소란 행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예외 없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 전 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를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19일 변호사 동석 불허 뒤 퇴정 명령에 응하지 않은 이 변호사와 권 변호사에 대해 감치 재판을 열고 감치 15일을 선고했지만 인적 사항이 특정되지 않아 집행정지로 석방됐다.
두 변호사는 감치 재판에서 인적 사항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부장판사는 두 변호사의 이름·직업·용모 등을 서류에 기재했으나 감치 장소로 지정된 서울구치소에서 이들의 인적 사항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용을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석방 직후 두 변호사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진관 이놈의 XX 죽었어" 등 이 부장판사에 대해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후 재판부는 24일 열린 재판에서 두 사람의 인적 사항을 확인해 구치소에서 요구하는 조건에 맞춰 감치 결정을 재집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감치 재판에서 재판부를 향해 '해보자는 거냐',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봅시다' 등 추가적인 법정 모욕 행위가 있었다면서 별도의 감치 재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