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배서더서울풀만은 어떻게 올해로 81세를 맞은 원로 배우가 매일 아침을 즐기는 호텔로 선택 받았을까.
조정욱 앰배서더서울풀만 대표이사는 10일 출간하는 '디테일리즘-프리미엄 호텔은 어떻게 고객을 만족시키는가'(이하 디테일리즘)에서 디테일을 비결로 들었다.
조 대표는 자신의 24년 호텔 경영 경력을 바탕으로 "호텔리어로 일하며 발견한 호텔 경영의 본질은 '디테일'"이라며 "모든 순간이 타협하지 않는 디테일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했다.
'디테일리즘'은 호텔 경영의 본질로 꼽은 '디테일'을 △철학 △인재와 조직문화 △위기 대응과 관리 △서비스와 제품의 차별화라는 4개의 주제로 나누어 설명한다.
조 대표는 변화하는 시대 속 호텔 경영의 철학을 하나의 공식을 통해 설명했다. 그가 정립한 공식은 '로케이션 + 우수한 인력 + 브랜드 + AI 마케팅 = 고객이 좋아하고 찾아주는 호텔'이다. 시대 변화에 맞춰 인공지능(AI)은 새로운 축으로 추가됐다.
조 대표는 "이제는 구글링이나 네이버 등을 통한 검색 시대 즉 페이지 뷰가 핵심성과지표(KPI)의 핵심이 되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며 "작동 원리와 결과가 얼마나 잘 보이고 이해되는지를 말하는 AI 가시성(AI visibility)이 KPI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AI 가시성은 AI가 사용자 질문에 답할 때 우리 브랜드가 얼마나 자주, 정확하게, 최상위로 언급되는가를 보여주는 노출 경쟁력 지표를 말한다.
조 대표는 그러면서도 "그럼에도 변하지 않을 호텔의 핵심 가치는 '환대'인 만큼 이것을 잘 지킨다면 거대한 변화 속에서도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조 대표는 '호텔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인재'를 꼽으며 "사람, 즉 직원의 중요성"이라고 대답한다.
그저 뛰어나기만 한 직원이 아니다.
조 대표는 "호텔의 핵심 구성원들이 단순히 업무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전문성을 대외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춰야 한다"고 대중관계관리(PR) 능력을 강조한다.
그는 이어 "호텔이라는 조직의 시스템은 24시간 365일 끊임없이 운영되어야 한다"며 "개인플레이가 화려한 사람보다 팀플레이에 능한 사람이 필요했다"고 덧붙인다.
▲ 조정욱 앰배서더서울풀만 대표이사. <세이코리아>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 역시 호텔 경영 정수로 꼽았다.
조 대표는 24년간 호텔을 경영하면서 사스(2003년), 신종플루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메르스(2015년), 사드 배치와 한한령(2016년), 코로나19(2020년) 등이 수 차례 위기를 겪었다.
조 대표는 이런 위기를 헤처오면서 '위기 대응 7계명'으로 △컨트롤 타워 구성 △신속한 상황실 설치 △숫자로 표기한 현황판 설치 △외부 전문가의 도움 △대관 대응 △언론 대응 △고객 소통 등을 정립했다. 조 대표는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지만 어떤 경험을 통해서도 얻지 못한 깨달음을 주었다"고 전했다.
'차별화'는 조 대표가 호텔 경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이다.
제주신라호텔의 '제주 망고 빙수', 앰배서더서울풀만의 '아라비안 나이트'도 모두 조 대표의 작품이다.
조 대표는 "아라비안 나이트는 중동 지역의 음료와 디저트를 호텔을 찾는 우리나라 고객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것이었고 제주의 망고 빙수는 서울과 달리 제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도록 차별화한 것이었다"며 "주변을 돌아보고 지난 경험을 되새기며 뭔가 조금 다른 한 끗을 찾겠다는 마음가짐이 혁신의 출발"이라고 말한다.
조 대표는 서울신라호텔 총지배인, 제주신라호텔 총지배인, 앰배서더서울풀만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8124일을 호텔리어로 살아왔다. 그는 책에서 4개의 장, 20개의 꼭지로 다뤄진 38가지 사례로 생생한 호텔 경영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조 대표는 "이 책에 담은 것은 최고의 호텔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땀 흘린 시간, 그리고 그 끝에서 손에 쥘 수 있었던 변화와 성과"라며 "모쪼록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기를 바란다"고 글을 닫는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