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책에 따른 수혜를 바탕으로 3분기 미국 시장에서 영업흑자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종환 HD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는 최근 구현에 성공한 차세대 태양광 기술을 상용화까지 이어가며 글로벌 시장에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29일 HD현대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오는 3분기 지역별 매출에서 미국 시장 비중이 35%까지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지역 매출도 2024년 3분기 164억 원에서 2025년 3분기 419억 원까지 2배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은 700억 원대를 유지했지만 매출 비중은 79%에서 59%로 20%포인트나 감소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국내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지역 매출 확대는 지난 7월 미국에서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OBBBA, One Big Beautiful Bill Act)’이 제정된 영향으로 읽힌다.

미국은 이 법안에서 2027년 말까지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를 완료하거나 2026년 7월4일까지 설비 착공에 들어갈 경우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했다. 이 부분이 HD현대에너지솔루션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주택용 태양광 세액공제 종료를 앞두고 선수요가 발생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지역 매출 확대가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하며 현지법인의 흑자 전환을 이끈 것으로 바라봤다.

김진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2025년 3분기부터 미국 지역에서 이익 구간으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구형 제품인 ‘P타입’의 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적자가 이어졌으나 이번 수요 확대를 계기로 재고 소진과 함께 고효율·고수익 제품인 ‘N타입’ 모듈 판매가 증가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N타입의 발전 효율은 22.3~22.9%로 P타입보다 효율이 1% 이상 높다.

박 대표는 지난해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기존 P타입 생산라인을 모두 N타입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완료하기도 했다.

이에 HD현대에너지솔루션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확대됐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3분기 매출 1210억 원, 영업이익 147억 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0.3%, 영업이익은 4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박종환 대표는 미국 시장 확대를 발판으로 삼아 차세대 태양광 기술을 확보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대표는 2025년 발간한 HD에너지솔루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현재 투자하고 있는 헤테로정션태양전지(HJT) 기술을 빠르게 내재화해 태양광을 기반으로 한 신재생 에너지 전환 노력에 적극 동참하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헤테로정션태양전지는 성능이 뛰어난 결정질 실리콘 앞뒷면에 경제성을 갖춘 비결정 실리콘을 한 겹씩 코팅해 발전효율을 높이는 방식을 의미한다. 차세대 초고효율 기술인 탠덤(Tandem) 셀과의 호환성이 높아 미래 태양광 시장을 선도할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또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한국화학연구원과 공동으로 OLED 양산 공정에서 사용되는 건식 진공증착 방식을 활용한 실리콘-페로브스카이트 탠덤 셀 기술 구현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이 기술을 헤테로정션태양전지 실리콘 셀에 접목한 결과 건식증착 공정 구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28.7%의 발전 효율을 구현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공인 효율 30%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상용화를 염두에 둔 대면적화·모듈화 공정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