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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통해 LG실트론 잔여지분 49%도 사들일까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7-01-25 15: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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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 통해 LG실트론 잔여지분 49%도 사들일까  
▲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가 LG실트론를 인수한 데 이어 남은 지분 49%도 매입할까?

SK그룹이 비상장사들의 지분율을 최대한 높여 배당을 받는 방식의 경영을 하고 있어 최태원 회장이 비상장사인 LG실트론의 잔여지분도 매입하기로 결정할지 주목된다.

◆ LG실트론 지분 49%의 행방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실트론 지분 49%를 놓고 LG실트론 채권단은 SK그룹 측에 매각과 관련한 논의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23일 지주사 SK를 통해 LG로부터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 원(1주당 1만8138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LG실트론 잔여지분 49%는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29.4%, 사모펀드인 KTB PE가 19.1%, 소액주주가 0.5%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최초 사모펀드인 보고펀드는 2007년 KTBPE와 컨소시엄을 이뤄 LG실트론 지분 49%를 동부그룹으로부터 모두 7078억 원에 샀다.

보고펀드는 자체자금 1700억 원에 우리은행 등 10개의 금융사로 이뤄진 채권단에 인수금융으로 1800억 원을 빌렸고 나머지는 KTBPE가 부담했다. 보고펀드 지분은 29.4%, KTB PE가 19.1%였다.

그러나 LG실트론이 태양광사업 실패 등으로 실적이 악화되자 보고펀드는 연체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2014년 인수금융 부도(디폴트)를 냈고 보고펀드가 보유했던 지분은 채권단으로 넘어갔다. KTB도 비슷한 상황을 맞았지만 다른 재원으로 이자를 막아가며 최근까지 3차례나 만기를 연장했다.

채권단은 그동안 LG실트론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지분 매각을 추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신 채권단은 보고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동양생명을 매각하면서 인수금융 1800억 원을 이미 회수했다. 채권단이 보유한 LG실트론 지분 29.4%의 원금만 현재 다시 계산하면 1주당 1만8천 원 수준에 매입한 셈이다.

SK그룹의 지분매입 가격이 1주당 1만8138원인 것을 고려하면 같은 가격에 매각할 경우 채권단은 얼추 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 최태원, 잔여지분 매입할까 상장할까

LG실트론 지분 51%는 동반매도권이 없기 때문에 SK그룹이 나머지 지분을 강제로 매입해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SK그룹이 잔여지분을 매입할 동기는 충분하다.

최태원 회장은 2007년 SK를 SK와 SK에너지로 인적분할하며 SK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했다.

SK그룹은 현재 비상장사들의 이익을 대부분 배당으로 SK에 보내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는 자회사가 모회사로 배당할 때 과세를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SK가 거느리고 있는 비상장 자회사들은 대부분 SK주식회사의 지분율이 극도로 높다.

SKE&S나 SK임업, SK바이오텍, SK인포섹, SK바이오팜 등은 지분율이 100%이고 SK해운은 83.1%에 이른다. SK건설은 지분율이 44.5%수준이지만 SK케미칼이 28.2%의 지분을 보유해 사실상 72.6%나 된다.

이를 고려하면 최 회장이 LG실트론의 경영이익을 채권단 등과 나눌 이유가 별로 없어 보인다.

게다가 LG실트론은 반도체산업 호황 속에 실적이 반등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누적기준으로 매출 6212억 원, 영업이익 203억 원을 냈으며 SK하이닉스와 수직계열화를 구축하면 실적상승이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이 채권단으로부터 매입했던 가격과 같은 가격을 제시할지는 미지수다. LG실트론 지분51%를 매입할 때는 이른바 ‘경영권 프리미엄’을 쳐줬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LG실트론을 증시에 상장해 투자자금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 상장은 2년 이상 흑자를 낼 경우 가능하다. LG실트론은 올해도 흑자를 낼 경우 상장요건을 충족한다. 상장을 할 경우 채권단과 KTBPE는 구주매출을 통해 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그룹 측과 채권단, KTB PE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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