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오는 27일 재개발, 재건축 등 2건을 통해 단번에 3조1천억 원을 넘는 신규수주를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현대건설은 전북 전주에서 전라중교 일원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권을 따낼 가능성이 크다.
전주 전라중교 일원구역 재개발사업은 전주 덕진구 덕진동1가 1268-1번지 일대 지하 2층~지상 17층, 1937세대 규모의 아파트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공사다.
전라중교 일원구역 재개발사업에서 현대건설은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을 맺고 수주가 유력하다.
재개발조합은 6월과 8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실시했지만 두 차례 모두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그 뒤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하기 위한 총회를 27일 개최한다.
이 사업 총 공사금액은 7332억 원으로 현대건설은 보유지분 55%를 고려하면 4032억 원 규모의 신규수주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서울에서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으로 압구정재건축지구에 첫 깃발을 꽂는 것과 동시에 올해 단일 도시정비사업으로는 경기 구리시 수택동 재개발(1조9648억 원)을 넘어선 최대 규모의 수주를 앞두고 있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434번지 일대 지하 5층~지상 최고 65층, 14개 동, 아파트 2571세대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공사로 총공사금액은 2조7489억 원에 이른다.
애초 압구정2구역에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업계 1,2위 사이 재대결이 예상됐다. 다만 삼성물산이 조합의 입찰조건 아래에서는 자체적으로 사업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발을 빼면서 27일 총회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의 무혈입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022년 말 주택사업본부장으로 승진한 이후부터 일찌감치 압구정 일대 재건축사업 수주 밑작업에 깊게 관여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대표에 오른 뒤 자신의 손으로 결실을 보게 되는 셈이다.
현대건설은 1975년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시공한 건설사로 압구정 재건축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2023년 12월 주택사업본부에 압구정 재건축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 이어 올해는 이 조직을 압구정재건축영업팀으로 확대 개편하고 ‘압구정 현대’ 상표권을 출원하는 등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현대건설은 단독 입찰이 확정돼 수주가 유력한 상황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기술 역량을 결집한 국내 최초 ‘로봇 친화형 아파트’를 제안하는 등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을 성공시키겠다는 뜻을 보여왔다. 압구정 재건축 수주를 향한 이 대표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이번 2건의 추가 수주를 계기로 올해 도시정비사업 경쟁에서 처음으로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이날 현재까지 현대건설은 지난 3월 부산 연제구 연산5구역 재건축사업(7657억 원)을 시작으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사업(1조5138억 원), 경기 구리시 수택동 재개발사업(1조9648억 원) 등 도시정비사업 7건에서 신규수주 5조5357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라중교 일원구역과 압구정2구역을 더하면 규모는 8조6878억 원까지 불어난다.
현재 도시정비 신규수주 7조827억 원으로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물산도 27일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맺고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4가 재개발사업 수주를 앞두고 있다. 다만 이 사업에서 4600억 원가량의 수주를 추가해도 현대건설에 1조 원가량 뒤쳐진 7조5500억 원가량에 그친다.
올해 남은 기간 시공권 확보가 유력한 사업장을 고려하면 이 대표는 현대건설이 3년 전 아쉽게 놓친 연간 도시정비 신규수주 ‘10조 원’ 고지와 함께 7년 연속 도시정비 1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장위15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권도 따낼 것으로 예상된다. 장위1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성북구 장위동 233-42번지 일대 지하 5층~지상 35층, 아파트 37개 동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공사다.
장위15구역 재개발사업은 앞서 두 번째 입찰이 유찰된 뒤 10월27일을 마감일로 3차 입찰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도시정비법상 2차 유찰 뒤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지만 이 사업은 3차 유찰 뒤 수의계약을 추진한다는 정관에 따라 세 번째 입찰 공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현대건설이 앞서 두 번의 입찰에 유일하게 참여한 건설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건설의 수주가 유력하다고 점쳐진다.
장위15구역 재개발사업의 총공사금액은 1조4663억 원으로 이 사업을 따내면 현대건설의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규모는 10조1541억 원에 이르게 된다. 건설업계 역대 처음으로 10조 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 조감도. <현대건설>
2022년 당시 현대건설은 그해 10월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 9조3395억 원을 기록하며 10조 원 이상의 성과를 바라보기도 했다. 다만 당시 연말 수주 가능성이 높던 경기 리모델링사업과 울산 재개발사업의 시공사 선정 일정이 다음 해로 미뤄지면서 10조 원 달성을 아쉽게 놓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주택사업 전문가로서 현대건설이 그간 유지해온 연간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 기록을 7년 연속으로 늘릴 가능성도 키우고 있다.
현대건설이 장위15구역을 포함해 10조 이상의 수주 성과를 바라보면서 삼성물산과 차이를 크게 벌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사업(7721억원) 시공사 선정 과정에 유일하게 참여하며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이를 더하면 8조 원 초반대 신규수주를 기록하는 수치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사업으로 올해 마수걸이 수주를 기록한 뒤 “7년 연속 1위 수성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도시정비사업 왕좌 자리를 지키기 위한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연초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수주 불발이라는 아쉬운 시작을 딛고 도시정비사업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는 셈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선별수주 전략을 통해 핵심 사업지 시공권을 다수 확보하게 됐다”며 “하반기 남은 기간 압구정2구역 재건축, 장위15구역 재개발 등 주요 사업지 수주를 추가로 더해 7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