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이 엔비디아와 애플, TSMC 등 외부 기업의 투자 확보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지만 파운드리 사업을 중단하거나 매각하는 일이 여전히 최선의 대안이라는 투자기관의 분석이 제시됐다.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 설비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와 소프트뱅크에 이어 애플과 TSMC도 인텔 반도체 제조업 재건을 돕기 위해 지분 투자로 자금을 지원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인텔의 파운드리 전략이 아직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 재원만을 수혈받는 일은 오히려 사업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각)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인텔 주가가 자금 확보 가능성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운 시선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와 엔비디아, 소프트뱅크는 최근 잇따라 인텔이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받는 대가로 반도체 시설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애플과 TSMC에도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 주가는 대규모 재원 확보 가능성에 미국 증시에서 25일 하루에만 8.9%에 이르는 상승폭을 보이는 등 최근 급격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투자기관 시포트리서치는 보고서를 내고 “인텔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반도체 제조업을 정상화할 수 있는 기회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포트는 인텔의 반도체 설비 투자 재원 확보가 단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중립’으로 상향했다.
그러나 인텔에 가장 현실적 대안은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와 경쟁하기보다 반도체 제조 사업을 매각하거나 철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텔이 설비 투자만으로 TSMC와 수주 대결을 벌일 수 있을 정도의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시포트는 인텔이 애플에 이어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회사 알파벳 등 빅테크 기업에서 추가 지원을 받으려 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인텔이 여전히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비롯한 시장에서 뚜렷한 전략을 갖추지 않고 있어 수익성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엔비디아와 같은 대형 반도체 기업들이 인텔에 지분 투자를 통해 협력을 약속했지만 실제로 TSMC 대신 인텔 파운드리를 활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인텔이 외부 투자금을 통해 파운드리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더라도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충분한 물량을 수주하지 못한다면 가동률 저하에 따른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시포트는 “이러한 우려는 당분간 새로운 외부 투자자들의 등장으로 잠시 가려질 수 있다”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점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