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삼성물산과 삼성E&A, 삼성중공업은 나란히 삼성전자 경기 평택 P4 Ph4(상동) 마감공사 시한이 2027년 7월말에서 4월말로 3달 앞당겨졌다고 발표했다.
공사 마감기간이 앞당겨진 데다 도급액도 대폭 늘었다. 그 가운데서도 삼성전자 공사를 주로 맡는 삼성물산의 계약금액 확대폭이 가장 컸다.
삼성물산 도급액은 2조3670억 원으로 지난해 연결 매출 기준으로는 5.62% 수준에 이른다. 기존 도급액 1조4630억 원 대비 1조 원 가까이 늘었다. 삼성중공업 계약금액은 4999억 원으로 이전보다 1천억 원가량, 삼성E&A 수주는 1조3288억 원으로 4천억 원가량 각각 늘었다.
삼성전자의 투자시계가 인공지능(AI)발 반도체 붐 속에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최근에는 P4와 함께 지난 2년 동안 멈춰섰던 P5 공사 재개도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물산은 이번 도급계약 변경으로 카타르 대형 공사 최종 낙찰까지 더해 최근 단 열흘 만에 2조5천억 원가량을 수주잔고에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최근 카타르 듀칸 태양광발전소 사업자로 낙찰돼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 계약은 설계·조달·시공(EPC) 사업비 1조4643억 원으로 국내 건설사 시공 태양광 발전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 오세철 사장(맨 왼쪽)이 카타르에너지와 듀칸 태양광발전소 서명행사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물산>
삼성물산은 이로써 그룹사 물량 감소에 상반기 부진했던 크게 실적을 끌어올릴 기회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분기 매출 3조3950억 원, 영업이익 1180억 원을 거뒀다. 각각 1년 전보다 30.9%, 58.3% 감소한 것인데 3분기 실적도 지난해보다 후퇴할 것이란 추정이 우세하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으로서는 임기 반환점을 지나며 부담을 한결 던 것으로 평가된다. 오 사장은 2023년 말 삼성그룹의 ‘60세룰’을 넘으면서 3년 임기를 부여받았고 지난해말 인사대상에서도 제외되며 그룹 내 탄탄한 입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3분기 본인이 강점을 지닌 해외 현장에서 대형 수주를 이끌어 낸 점이 성과로 꼽힌다. 삼성물산이 올해 주택 사업에서 도시정비 연간 신규수주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오 사장은 과거 경력 상 주택보다는 플랜트 등 해외 시장에 강점을 지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물산도 오 사장을 2021년 건설 부문 수장으로 처음 낙점하며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두바이 등에서 해외 현장 전문가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는 점을 내세웠다.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이 3분기를 저점으로 실적을 반등시킬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많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그룹사 수주 회복 가능성이나 건설 원자재 가격 안정화 추이 등을 감안하면 3분기 실적을 저점으로 4분기부터 이익을 반등시킬 것이다”고 내다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물산은 그룹사발 물량 감소에 실적도 하락세를 보였다”며 “여러 수주를 통해 올해말이나 내년 초 즈음이면 실적 반등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