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젬백스(사진)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놓고 신약 개발 성과에 따라 흥행 여부가 갈릴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
[비즈니스포스트] 젬백스가 2500억 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자금 조달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증자에서 최대주주를 비롯한 대주주의 참여율이 낮아 현재 상황에서 흥행은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임상 2상 데이터 공개도 임박한 만큼 결과에 따라 분위기가 반전될 여지는 남은 것으로 보인다.
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젬백스는 23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주주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 설명회를 연다.
젬백스가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주서한을 보낸 데 이어 대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주주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젬백스는 주주서한에서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주주배정을 우선 실시해 지분희석을 최소화했다”며 “주주배정에 참여하지 않는 주주들에게는 증권거래소에 한시적으로 상장되는 신주인수권을 부여해 금전적으로 보상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젬백스는 8월29일 장 마감 후 기습적으로 2486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신주 발행 규모는 670만 주로 기존 발행주식 수의 16.3%에 달한다.
조달 자금 사용처는 △알츠하이머 및 진행성 핵상마비 치료제 임상시험과 연구개발 비용 1676억 원 △차입금 상환 442억 원 △기타 경영 및 판관비 368억 원이다.
국내 바이오기업이 추진하는 유상증자 가운데서도 상당한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최근 국내 바이오업체인 올릭스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을 때도 1150억 원 규모에 불과했다. 올릭스는 일라이릴리에 기술수출한 곳이다.
대규모 유상증자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를 포함해 대주주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점은 앞으로 유상증자 흥행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젬백스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젬백스의 최대주주인 젬앤컴퍼니와 특수관계법인 지엘케이에쿼티인베스트 및 삼성제약은 이번 유상증자에서 배정받은 물량 180만 주 가운데 76만6868주만 인수할 예정이다. 이는 42% 수준에 그친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지분 희석을 감수하고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 젬백스(사진)가 알츠하이머 글로벌 임상 2상 결과를 이르면 연말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기존 주주들의 참여 의지가 약하면 주가 흐름에 따라 실권주가 대량으로 발생할 수 있다.
시장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젬백스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다음 거래일인 9월1일 하루 만에 13% 급락해 4만3200원으로 마감한 데 이어, 2일에 이어 3일에도 소폭 하락한 상태로 장을 마감했다.
주주 소통을 강화하더라도 이런 흐름을 막기는 어려워 사실상 자금 조달의 주요 배경으로 꼽히는 신약개발 성과가 필수적이다.
증권신고서의 자금 사용 목적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젬백스의 대규모 유상증자 배경에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이 꼽힌다.
젬백스는 GV1001을 알츠하이머병과 진행성 핵상마비 등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4월 유럽에서 성공적 임상 2상을 위한 환자 모집을 마쳤다. 임상 2상 설계를 보면 6개월 투약 기간을 고려하면 이르면 올해 말에는 임상 2상의 주요 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이 확인된다면 자금 조달 명분이 명확해질 수 있다.
젬백스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당사가 집중하고 있는 신약개발의 결실을 맺기 위해 꼭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진행 예정인 GV1001 임상시험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궁극적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