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용 기자 jypark@businesspost.co.kr2025-09-02 15: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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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알리바바가 자체 인공지능(AI) 칩을 개발하며 ‘AI칩 선두’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이에 따른 엔비디아 실적 하락 우려로 국내외 증시에서 반도체주 전반이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 중국 알리바바의 자체 인공지능 칩 개발 소식에 29일(현지시각) 엔비디아 주가가 크게 내렸다. 사진은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 반도체 대장주일뿐 아니라 코스피 시가총액 1,2위 종목이고, 엔비디아 서학개미(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식이다.
이처럼 중요도 높은 반도체주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일 증권가에서는 지금이 반도체주 저가매수 기회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알리바바의 AI칩 개발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엔비디아(-3.32%)와 브로드컴(-3.65%) 등 미국 증시 반도체 대장주가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3.15% 내렸다.
반면 알리바바는 투자심리가 살아나며 주가가 12.9% 급등했다.
여파는 국내 증시에도 이어져 이달 1일 SK하이닉스(-4.83%)와 삼성전자(-3.01%) 주가도 하락 마감했다.
그러나 알리바바 AI칩 개발에 대한 우려만으로, 엔비디아의 약세를 설명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재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 노력은 새로운 이슈가 아니”라며 “알리바바의 자체 AI 반도체 개발 소식만으로 반도체 대장주의 하락을 설명하는 것은 과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같은 날 독립발전사업자들의 주가도 하락했는데, 알리바바의 자체 AI 칩 개발 이슈가 반도체 대장주 하락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근거”라며 “시장에 대한 불안이 엔비디아 주가의 단기 변동성을 만든다면 매수 기회고, 분할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도 이날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섹터 종목의 비중을 상향하는 전략을 유지한다”며 “반도체는 관세로 인한 주가 하락이 이어진 뒤 주가회복세가 나타났지만, 여전히 프리미엄 구간에 진입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구체적 종목으로 엔비디아, AMD,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크레도, 브로드컴 등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의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짚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도 1일 “중국 AI 칩의 대체 영역은 추론 영역에 한정된다”며 “훈련 영역에서는 여전히 엔비디아 선호도가 더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증시는 1일 노동절을 맞아 휴장했다. 2일(현지시각) 열릴 주식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반등세가 기대되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장주도 지난달 엔비디아 실적발표 뒤 긍정적 장기 전망이 나오면서, 최근 주가 하락이 매수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에서 “공급 우려를 가장 크게 받은 SK하이닉스를 기준으로 놓고 봐도 최소한 주가 측면에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며 반도체 업종 최선호주로 유지했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 장기 전망이 긍정적이다.
고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 무렵 형성된 24만5천 원이 하반기 저점 가격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2일 SK하이닉스 주식의 한국거래소 종가는 26만500원이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 급락 이후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1.76% 상승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1일 “엔비디아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여전히 AI 시장의 성장 가시성이 높다”며 “SK하이닉스를 포함한 3분기 메모리 공급업체 실적은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이 성장을 견인하고,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9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부터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초기 생산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반도체 업종 최선호주로 꼽고, 목표가 9만 원을 제시했다.
2일 삼성전자 주식의 한국거래소 종가는 6만9100원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도 전날 낙폭이 과대했다는 인식에 2.22% 반등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