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2025-09-02 13: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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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하반기 기후주간이 1일(현지시각)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리기 시작했다. 사진은 유엔기후변화협약 기후주간 안내 포스터. <유엔기후변화협약>
[비즈니스포스트] 9월 들어 기후변화와 관련된 국제 행사들이 연이어 열리고 있다.
글로벌 기후대응 움직임은 그동안 미국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반격에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 행사들에 힘입어 올해 연말에 열리는 유엔 기후총회을 계기로 추진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1일(현지시각)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아디스 국제컨센변센터에서 하반기 '기후주간' 행사를 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6일까지 이어진다.
기후주간 행사는 기후대응 이행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에 참여하고 있는 각국 정부, 기술 전문가, 금융기관, 시민사회, 청년 관계자 등이 한데 모여 함께 기후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다.
각 대륙이 매 회차 돌아가면서 주최를 맡으며 다음 회차는 아시아 차례다.
이에 한국 환경부는 지난달 31일 2026년도 상반기 기후주간 유치를 위한 도시 공모에 참여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정은혜 환경부 국제협력관은 "유엔기후변화협약 기후주간은 전 지구적 기후행동을 촉진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가 국제 기후환경 논의의 중심 무대로 부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이번 하반기 기후주간의 핵심 주제로 '기후대응을 위한 이행 포럼'을 내세웠다. 포럼 의제로는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국제 탄소시장을 통한 기후대응 재원 확보, 지난 기후총회 합의사항 이행 점검 등이 선정됐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이번 회의는 여러 의무적인 행사와 각국 정부간 고위급 대화를 통해 포용적이고 행동 지향적인 환경을 조성한다"며 "이를 통해 기후대응을 향한 의지와 실행을 연결하고 다가올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와 그 이후에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토출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후주간이 열리고 있는 아디스아바바에서는 9월 2주차부터 제2차 아프리카기후정상회의가 이어서 열린다.
▲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시에서 열린 뉴욕 기후주간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화석연료가 사람을 죽인다', '기후위기를 선포하라'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뉴욕 연방준비은행 앞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별도로 이번달 21일부터 미국 뉴욕시에서는 국제 비영리단체 클라이밋그룹이 주도하는 '뉴욕 기후주간' 행사가 개최된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이 주간하는 행사와 이름이 같지만 규모는 더 크다. 국제 회의 성격을 가진 유엔기후변화협약 기후주간과 달리 기후대응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든 동참할 수 있는 자발적 캠페인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9월에 열린 뉴욕 기후주간 행사에는 900개가 넘는 온오프라인 행사가 열렸고 10만 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했다.
행사가 이번달 21일부터 열리는 이유는 이틀 뒤인 23일부터 뉴욕시에서 각국 정상이 참석하는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주간이 열리기 때문이다. 기후주간에 참여하면 유엔 회의에 참여하는 각국 정상과 대표단 등을 대상으로 기후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직접 전달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번 고위급 주간에 직접 참석한다.
27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이번 기후주간 행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영향에 올 한 해 동안 위축된 글로벌 기후대응 체계가 다시금 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로이터는 "뉴욕 기후주간은 지난해에 900여 개가 넘는 행사들을 개최했고 여기에는 기업, 싱크탱크, 풀뿌리 단체, 예술가, 정부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며 "크게는 세계에서 작게는 지역사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의 기후행동을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부문 간 협력을 촉진하는 플랫폼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이어 "이제 뉴욕 기후주간은 전 세계 기후일정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분석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행사를 향한 세계의 관심이 지난해 못지 않게 높다는 것도 이와 같은 평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클라이밋그룹이 발표한 참석 연사 목록을 보면 정부 수반급 인사가 최소 세 명, 각국 장관급 인사가 여섯 명, 다국적 기업 임원도 수십여 명에 이른다.
여기에는 셀레스테 사울로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 테레사 리베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하심 조호하디쿠수모 인도네시아 기후특사, 애즈기 바르세나스 로레알그룹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 등이 행사에 참여한다. 한국에서도 김효은 글로벌인더스트리허브 최고경영자가 참석한다.
뉴욕 기후주간 개막식을 맡은 영화배우 마크 러팔로는 "현재 기후대응 분야가 받고 있는 여러 공격과 시금 삭감에도 불구하고 기후주간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정의, 회복력, 그리고 희망에 기반한 해결책을 제시하며 앞장서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진정한 기후 해결책이 무엇인지 세상에 보여주게 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올해 기후총회인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브라질 벨렝에서 11월10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