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미 바데노크 영국 보수당 대표가 올해 2월 영국 의회 하원 회의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영국 보수당 대표가 탄소중립 정책은 국민들에 지나친 부담을 안긴다며 화석연료 채굴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케미 바데노크 영국 보수당 대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북해의 모든 석유와 가스를 채굴을 극대화할 지원 계획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BBC가 전했다.
바데노크 대표는 "탄소중립 조치로 인해 영국 가정들은 더 높은 에너지 요금으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수당이 이번에 발표한 계획은 현 집권 여당인 노동당의 정책에 위배된다. 노동당 정부는 북해 신규 화석연료 프로젝트 허가를 일체 금지했다.
이에 노동당 대변인은 BBC를 통해 "케미 배드노크가 하는 말은 듣지 않은 것으로 하겠다"며 "모든 가정과 기업은 이미 보수당이 했던 에너지 확보 정책의 실패로 대가를 치른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화석연료 채굴을 확대하는 것은 전력 비용은 한 푼도 절감하지 못할 것"이라며 "에너지 안보도 개선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안 그래도 악화되고 있는 기후위기를 더욱 가속화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사실 보수당도 집권 시절 탄소중립을 지향한다는 정책 방침을 내세웠다. 실제 보수당 집권기에 영국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최초로 탈석탄에 성공한 국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국제 정치 환경이 변화하자 보수당은 화석연료 채굴 지원 확대로 노선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베드노크 대표는 "영국이 중요한 자원을 개발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는 상황에 노르웨이 같은 이웃국가가 같은 해저에서 자원을 채굴하게 내버려 두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보수당의 이번 발표를 두고 현실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테사 칸 영국 싱크탱크 '업리프트' 대표이사는 "베드노크의 계획은 무모하다"며 "전력 요금을 낮추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현 정부의 정책을 폐지한다면 온실가스 배출과 환경 피해가 증가하고 이를 자행하는 기업들을 향한 국가 자원의 지원만 높이게 될 뿐"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