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도시정비 시장 왕좌를 놓고 현대건설과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하반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성수 정비구역 수주전략 수립에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성수동 정비구역 수주전략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삼호가든5차와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며 올해 도시정비 수주실적 7조 원을 넘겼다.
삼성물산이 하루에만 강남에서 9천억 원이 넘는 수주 실적을 올린 것을 두고 주거 브랜드 ‘래미안’의 경쟁력이 통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사들은 길게는 재건축·재개발 조합 설립 전부터 연 단위로 물밑작업을 벌이며 핵심 도시정비 사업지에 큰 공을 들인다. 수주전이 성사되면 피 튀기는 상호비방도 불사하는 만큼 주요 사업지에 무엇이든 먼저, 더 많이 사전 작업을 진행하는 일은 수주전의 성패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모두 개포우성7차 수주전에서 기존에 공들인 사업지에서 발을 빼고 ‘올인’을 결정했다. 하지만 결정시점은 삼성물산이 다소 늦었다.
대우건설은 6월 개포우성7차 입찰 마감 이전부터 비슷한 시기 시공사 선정이 점쳐진 개포우성4차에서 일찌감치 철수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개포우성7차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 다음날인 6월20일에야 당시 공들이던 압구정2구역 입찰 불참을 선언했다.
삼호가든5차도 삼성물산이 다른 건설사와 비교해 큰 공을 들였던 사업지는 아니었다.
입지는 뛰어나지만 3개동 168세대의 소규모 단지로 사업성이 크지 않아 삼성물산을 포함한 건설사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수 차례 진행된 입찰에는 포스코이앤씨만 참여해 수의계약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삼호가든5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3월 이례적으로 입찰에 불참한 삼성물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삼성물산은 여러 차례 뒤늦은 수주전 참여에도 '시공능력평가 12년 연속 1위'라는 업계 위상과 래미안의 브랜드 영향력을 바탕으로 수주를 따내는 데 성공을 이어온 셈이다.
삼성물산은 현재까지 도시정비사업에서 모두 7조828억 원어치를 수주해 올해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22년 현대건설이 달성한 역대 최고 기록인 9조 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올해 삼성물산이 수주한 곳 가운데 강남3구 사업지는 △송파 대림가락(4544억 원) △송파 한양3차(2595억 원) △서초 신반포4차(공사비 1조310억 원) △서초 삼호가든5차(2369억 원) △강남 개포우성7차(6757억 원) 등이다.
경쟁자인 현대건설도 올해 들어 현재까지 5조5400억 원어치를 수주하며 삼성물산을 맹추격하고 있지만 강남권 수주는 드물었다. 현대건설의 강남권 재건축사업 수주는 5월 시공사로 선정된 강남 개포주공 6·7단지(공사비 1조5138억 원) 정도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