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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인텔 지원에도 반도체 회복 어렵다는 평가, 경영 개입 리스크 부각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5-08-20 1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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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인텔 지원에도 반도체 회복 어렵다는 평가, 경영 개입 리스크 부각
▲ 소프트뱅크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자금 지원이 인텔 반도체 제조업 위기를 해결하는 데 큰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정부의 경영 개입으로 사업 효율성을 낮출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인텔 파운드리 홍보용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정부가 인텔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직접 자금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도 대규모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그러나 인텔의 경영난은 반도체 기술력 부족과 파운드리 고객사 부재가 근본적 원인인 만큼 이러한 자금 확보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후파이낸스는 20일 “현재 인텔이 겪고 있는 문제는 트럼프 정부나 소프트뱅크가 해결책을 내놓기에는 너무 큰 사안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는 인텔의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제조업 안정화를 목표로 최대 10%에 이르는 인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정부의 반도체 투자 보조금을 109억 달러(약 15조2500억 원) 규모 지분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보다 앞서 인텔이 새로 발행하는 주식 20억 달러(약 2조8천억 원) 규모를 취득하는 방식의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인텔은 한때 세계 최고 반도체 제조기업으로 자리잡고 있었지만 삼성전자와 TSMC 등 경쟁사에 기술력이 뒤처지기 시작하며 막대한 손실을 봐 재무 위기에 빠졌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인텔이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자국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제조업 재건을 지원하는 데 적극적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트럼프 정부가 인텔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금 지원을 논의하는 것과 관련해 “인텔이 시장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대부분의 월스트리트 증권사들은 이를 두고 회의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투자기관 루프캐피털은 보고서를 내고 “미국 정부와 소프트뱅크의 인텔 지원은 반대쪽 끝이 고정되어있지 않은 생명줄과 같다”고 지적했다. 헛된 희망을 주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의미다.

루프캐피털은 인텔이 자금 지원을 받아 투자를 지속하더라도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서 고객사를 확보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트럼프의 인텔 지원에도 반도체 회복 어렵다는 평가, 경영 개입 리스크 부각
▲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 설비 홍보용 이미지.
증권사 번스타인도 이와 관련해 “인텔의 사업 역량이 뒤처지고 있는 배경은 돈과 큰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바라봤다.

인텔이 근본적 기술 경쟁력과 대형 고객사 확보 등 문제를 해소하지 않는다면 자금 확보만으로 반전 기회를 만들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번스타인은 미국 정부에서 논의중인 109억 달러의 지원도 인텔이 현지에서 충분한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데 충분하지 않은 수준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사기관 울프리서치는 정부 지원이 오히려 인텔 주주들의 이해관계와 상반되는 대책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했다.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을 보유한 뒤 경영에 개입하기 시작한다면 투자 효율성이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인텔이 만약 정부의 압박을 받게 된다면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도 무리하게 첨단 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에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

결국 인텔이 경영난에도 반도체 설비 투자를 축소하기 어려워지며 재무 구조가 더 악화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조사기관 무어인사이츠는 인텔이 차세대 14A 미세공정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최대 400억 달러(약 56조 원)에 이르는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미국 정부와 소프트뱅크가 지원하려는 금액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무어인사이츠도 미국 정부의 경영 개입은 인텔의 혁신 의지를 꺾고 비용 증가 및 비효율성 확대와 같은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시각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정부가 인텔 지분 투자에 성공한다면 민간 기업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사례를 만들어 많은 단점을 남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인텔 경영진이 사업 효율성이나 기술 혁신이 아닌 정부의 승인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기업 경영에 국가주의가 결합되었을 때 좋은 결과가 나타나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며 “인텔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사업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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