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애니메이션. 투자 원칙에 대한 철학을 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
[비즈니스포스트] 증권가가 인공지능(AI) 삼매경에 빠졌다.
단순히 고객들의 투자를 돕는 것을 넘어 AI를 활용한 영상 제작 등 예상치 못한 분야까지 AI를 활용하며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AI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본래 증권업계에 처음 AI가 도입될 때는 사람의 단순노동을 줄이는 역할을 주로 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AI 도입 이후 각 증권사는 국내외 기업 실적이 나올 때마다 AI가 이를 정리한 리포트 속보를 작성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단순한 통계 작업에서도 AI가 사람의 수고를 대폭 줄여주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AI의 활용 범위가 창의적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삼성증권이 최근 AI 기술을 활용해 혁신적 스타일의 광고를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씬의 한 수 - 작전명 엠팝(mPOP)’이라는 제목의 광고는 마치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 예고편처럼 긴박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세상에 닥친 위기를 삼성증권 모바일 앱 엠팝(mPOP)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기존 광고 기획의 틀을 깨고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혁신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하겠다"는 삼성증권의 의지를 담아 기획됐다. 제작 과정 또한 일반적인 모델 섭외나 촬영 방식을 벗어나 100% AI를 기반으로 구현됐다.
이런 시도는 모티브 영상과 이번 광고 영상을 합쳐 총 30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 삼성증권이 AI를 활용해 제작한 mPOP 광고 영상. <삼성증권> |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AI 기술을 활용해 영어 애니메이션 ‘동물원정대: 희망의 나무를 찾아서’를 제작했다.
총 5편으로 구성됐으며 색을 잃은 도시를 배경으로 균형형, 정보형, 안정형, 고위험형 등 각기 다른 성향을 지닌 동물 캐릭터들이 팀을 이뤄 '희망의 나무'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단순히 모험담을 넘어 팀워크와 미래를 향한 가치판단이라는 메시지를 담아 미래에셋증권의 투자 원칙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작 과정 전반에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해 캐릭터 개발, 스토리 구성, 시각 연출의 창의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도 기존 방식 대비 약 90% 절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에 그치지 않고 향후 동화책으로도 동물원정대를 제작해 어린이 도서관, '1사1교' 연계 학교 등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도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또한 영문판에 이어 힌디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6개 국어로도 번역해 다양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AI 투자 에이전트 '터미널 엑스'가 돋보인다.
터미널 엑스는 미국 월가의 리서치 애널리스트와 기관 투자자들이 활용하는 비공개 데이터 및 대안 데이터들을 활용하는 AI 투자 에이전트다.
터미널 엑스는 기존의 AI 플랫폼과 달리 투자 관련 실질적 질문을 던지고 질문에 대한 AI의 분석 및 조언을 받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가령 "테슬라 추가 매수해도 되는 시점인가?", "팔란티어 주가는 적정해?" 등 투자자들이 궁극적으로 알고자 하는 내용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면서 투자자로 하여금 자기 주도적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차세대 투자 리서치 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AI의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한 만큼 증권업계도 전통적 AI 활용 방식에서 탈피하는 양상”이라며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