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국내 증시를 주도해온 방산업종이 8월 들어 주춤하고 있다.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에 힘입어 상반기 인상적인 실적들을 보여줬음에도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다른 업종으로 주도 테마가 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방산 업종 가운데서 종목별 ‘옥석’을 가려야 할 시점이란 얘기가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방산 업종이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한국거래소 종가 기준 LIG넥스원(-14.93%) 한화에어로스페이스(-5.47%) 현대로템(-4.87%) 풍산(-3.94%) 한국항공우주(-2.98%) 등 주요 방산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방산주 주가는 8월 내내 하락세를 보이며 7월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방산업종 상장지수펀드(ETF)인 ‘PLUS K방산’, ‘SOL K방산’ 등도 7월31일 고점을 찍은 뒤 하락하고 있다.
국내 방산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등 글로벌 지정학 위기감 고조에 눈부신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초 대비 수익률은 8월8일 종가 기준 현대로템(252%) 한화에어로스페이스(146%) 풍산(136%) LIG넥스원(102%) 한국항공우주(62.7%) 등이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상승재료(모멘텀)가 소멸한 것으로 인식하고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현재 주가가 고평가 상태인 만큼 순환매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일 보고서에서 “저평가 업종의 순환매 대응을 늘려야한다”며 “방산 등 단기상승 부담이 존재하는 주도주는 시간을 두고 과열해소 과정에서 변동성을 활용한 매집 전략이 유효하다”고 짚었다.
증권사 분석에서도 방산업종 전체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던 상반기와 다르게 종목별 온도차이가 느껴진다.
방산업종 가운데서도 종목별로 차별화된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 시점으로 풀이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은 낙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서재호 DB증권 연구원은 7월31일 보고서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100만 원에서 130만 원으로 상향했다.
서 연구원은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 해외 수출 잔여 물량을 고려하면 이익 증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글로벌 장약 수요 증가와 잠재 수주를 고려하면 추가 실적 상향 여력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보고서에서 현대로템의 목표주가 25만 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이 연구원은 “현대로템이 8월1일 9조 원 규모의 폴란드 K2전차 2차 이행계약 체결했다”며 “폴란드 2차 계약으로 K2전차의 수출 경쟁력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향후 다른 국가 수출 진행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K2전차의 가격 경쟁력과 높은 생산성으로 수출 경쟁력도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2분기 실적이 시장기대치를 하회한 풍산과 LIG넥스원은 투자의견 하향 의견이 나왔다.
김현태 BNK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에서 풍산 목표주가를 14만 원으로 제시하고,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낮춰 잡았다.
김 연구원은 “K-방산 수출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단기 급등한 주가가 부담”이라며 “하반기 실적 전망을 감안할 때 추가 상승보다는 쉬어가는 국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보고서에서 LIG넥스원의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하향했다. 목표주가는 66만 원을 제시했다.
최 연구원은 “LIG넥스원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와 달리 2분기에는 시장기대치를 하회하는 성적을 거뒀다”며 “2026년부터 실적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