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주요 요인은 주택 부문과 인프라 부문에서 발생한 추가 이익으로 파악된다.
GS건설은 주택 부문에서 대형 프로젝트가 준공되면서 도급증액분과 정산이익을 확보했다. 대표적으로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 재건축), 경기 광명시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철산주공8·9단지 재건축) 등에서 모두 2천억 원가량의 영업이익 개선효과를 봤다.
인프라 부문에서도 카타르 도하 메트로 프로젝트의 공사비 중재가 끝나 판관비에 반영되는 700억 규모의 대손충당금 환입이 이뤄졌다.
반면 인프라 및 플랜트, 신사업 부문에서 일회성 비용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
GS건설은 인프라 부문의 부산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민자사업에서 여건 악화 탓에 공기지연 관련 손실 450억 원을 영업이익에 반영했다. 플랜트 부문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프로젝트에서는 공기지연이 예상됨에 따라 600억 원 규모의 손실이 잡혔다.
가장 큰 손실은 신사업 부문의 모듈러 자회사 엘리먼츠 유럽의 청산 비용으로 1200억 원이 반영됐다. 다만 GS건설 안팎에 따르면 향후 추가 비용 반영은 없을 것으로 파악됐다.
2분기 실적에 복합적으로 적용된 일회성 요인을 두고 주택 부문의 대규모 증액 및 정산이익이 손실에 가렸다는 아쉬움과 일회성 비용을 채울 만큼의 이익이 발생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동시에 나왔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GS건설 2분기 실적은 오랜 기간 기다려온 정산 관련 대형 호재가 일회성 비용이 묻혀버린 아쉬운 수치”라고 말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엘리멘츠 유럽 청산 손실보다 주택 부문 긍정 효과가 더 컸고 인프라 부문에서도 비용 상쇄가 이뤄졌다”며 “종합하면 나쁘지 않았던 2분기”라고 말했다.
다만 허 사장에게는 대표이사 취임 2년차를 지나면서 여러 일회성 비용을 털어낸 점에 의미가 큰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실적 흐름에서 변동성을 줄이며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기 때문이다.
허 사장은 취임 이후 인프라 사업을 유지하는 가운데 주택 사업에 공을 들이며 플랜트 외형을 다시 키우는 ‘선택과 집중’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말에는 GS건설 조직을 6개 사업본부에서 건축·주택, 인프라, 플랜트 등 3개로 줄이고 나머지(신사업·그린·호주) 기존 사업본부는 실 단위로 낮추거나 다른 부문에 병합하는 조직개편 작업도 진행했다.
재무적 측면에서 일회성 손익 반영까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허 사장의 GS건설 전열정비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허 사장이 향후 GS건설 외형 성장의 근거가 되는 수주에서 확실한 성과를 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수주 잔고의 확보는 향후 일감 부족에 우려 없이 원가 관리에 집중할 밑바탕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신규수주를 기록한 뒤 올해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신규수주 19조9100억 원의 실적을 냈다. 이전 기록인 2022년 16조740억 원을 훌쩍 뛰어넘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GS건설은 올해 상반기에는 신규수주 7조8857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세웠던 연간 수주목표 14조3천억 원의 55%를 달성한 수치다.
최근 GS건설의 신규수주 호조는 주택사업이 이끌고 있다.
GS건설은 상반기 부산 동래구 복산1구역 재개발사업(1조1392억 원), 서울 관악구 봉천14구역 재개발사업(6275억 원) 등 건축·주택 부문에서만 6조4391억 원의 일감을 확보했다. 이 부문은 지난해에도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9조7141억 원을 새로 수주했다.
이를 바탕으로 GS건설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60조4835억 원에서 62조4284억 원으로 2조 원 가까이 확대됐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기준으로 4.8년치에 이르는 규모다.
GS건설 전체 매출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건축·주택 부문에서 수익성이 개선되는 흐름도 허 사장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GS건설 건축·주택 부문은 하반기 고원가 주택 현장 비중이 기존 60%대에서 50% 미만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구조적 변화에 힘입어 이 부문 매출총이익률(GPM)은 9% 안팎에서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허 사장(앞줄 왼쪽)과 아흐야 아부샬 아람코 부사장(앞줄 오른쪽) 등이 지난해 4월2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알코바에서 열린 '파딜리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2번' 계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GS건설 >
주택 부문 외에 플랜트 부문에서도 초기 원가를 100%로 잡아놨던 사우디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젝트(도급금액 1조7010억 원), 동북아LNG허브터미널(5879억 원), LG화학 오로라 프로젝트(7350억 원) 등 대형 현장 3곳이 2분기부터 실행원가를 반영하기 시작해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에는 사우디 얀부 프로젝트에서 비용이 반영된 탓에 플랜트 부문 매출총이익률이 1.1%에 그쳤지만 3분기부터는 7~8%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허 사장의 사업 교통정리의 마지막으로 여겨지는 GS이니마 매각 작업도 지분 100%를 대상으로 1조5천억 원 수준에서 최종협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GS이니마 매각이 재무구조 개선에 열쇠로 꼽혔던 만큼 재무 안정성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털어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엘리먼츠 유럽 청산 및 GS이니마 매각 이후 기존 미국 단우드, 국내 자이가이스트 및 지피씨 등 자회사들을 활용해 모듈러 신사업을 꾸준히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엘리먼츠 유럽 청산도 당장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리스크 제거 및 2020년 1월 인수 이후 지금까지 충분히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 등에서 긍정적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상반기 주택 부문 실적 지표가 우수하고 수익성 낮은 해외 모듈러 자회사 엘리먼츠 청산 결정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며 “하반기 주택 현장 구성비율 개선과 대형 플랜트 공종 본격화 등으로 안정적 영업이익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미래 성장동력과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내실을 강화해 지속가능경영의 기반을 탄탄히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