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래 기자 klcho@businesspost.co.kr2025-07-25 16: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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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OCI홀딩스가 미국의 동남아 지역 대상 관세 부과와 관련된 불확실성 영향으로 2분기 부진을 겪었으나 최근 협상 합의가 이뤄지면서 하반기에는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미국에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 One Big Beautiful Bill Act)’이 통과하며 중국 제품에 대한 견제가 이뤄져 향후 실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미국의 동남아 지역 대상 관세 부과와 관련된 불확실성 영향으로 2분기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 상호관세 협상 합의가 이뤄지면서 하반기에는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OCI홀딩스에 따르면 2분기 실적 부진은 미국 정책의 영향을 받은 이례적인 상황으로 평가된다.
OCI홀딩스는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7762억 원, 영업손실 777억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8.3% 감소했으며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태양광 웨이퍼와 셀을 생산하는 OCI홀딩스의 주요 고객사들이 생산을 중단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태양광 웨이퍼와 셀을 생산하는 고객사들이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했을 때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함에 따라 원료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계열사 OCI테라서스 공장도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우현 회장은 전날 열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OCI테라서스 공장이 5월부터 가동을 정지하면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다”며 “이러한 경우는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관세와 관련한 사업 위험은 OCI홀딩스의 주요 사업 무대인 최근 동남아 지역과 미국 사이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지며 점차 사라지는 모양새다.
OCI테라서스가 위치한 말레이시아는 미국이 예고한 상호관세 25%를 20%로 낮추기 위해 물밑 협상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베트남은 상호관세를 기존 42%에서 20%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에는 에너지 제품 수입 확대와 관련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상호관세를 최초 발표치인 32%에서 19%까지 낮추는 데 미국과 합의했다. 불확실했던 관세 문제가 사라지면서 가동을 중단했던 동남아 지역 고객사에 이어 OCI테라서스까지 공장을 재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우현 회장은 “OCI테라서스의 폴리실리콘 수요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8월부터 폴리실리콘 공장 재가동에 들어가고 9월에는 가동률 100%에 이를 것”이라고 바라봤다.
▲ 8월부터 OCI테라서스 폴리실리콘 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사말라주 산업단지에 위치한 OCI테라서스 폴리실리콘 공장의 모습. < OCI홀딩스 >
또한 미국이 태양광 제품과 관련해 중국을 견제할 목적에서 반덤핑 관세와 OBBBA 법안을 마련하면서 동남아시아 고객사들이 중국산 대신 OCI홀딩스의 폴리실리콘을 사용할 유인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미국은 6월부터 중국이 동남아시아를 거쳐 우회수출하는 태양광 제품들을 대상으로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국가별로 캄보디아에는 최대 3521%의 관세가 적용됐으며 이외에도 베트남에는 평균 396%, 태국 375%, 말레이시아에는 34% 수준의 관세가 적용됐다.
이번 반덤핑 관세에서 폴리실리콘은 제외됐지만 미국은 별도로 중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 태양광 시장에서도 중국산 제품을 견제하는 움직임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서명한 OBBBA에는 해외우려단체(FEOC)에서 일정 비율 이상 소재를 공급받을 경우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중국산 소재를 겨냥한 것으로 사실상 미국에서 중국 폴리실리콘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미국의 중국 태양광 제품 견제가 확대되면서 고객사들이 비중국산 소재인 OCI홀딩스의 폴리실리콘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회사에 중장기적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중국의 구조 조정이 이어지며 OCI홀딩스가 2분기 실적 부진을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바라봤다.
중국 정부는 미국에 태양광 제품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200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프로젝트 발표하기도 했지만 이는 실질적으로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구제금융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들은 과도한 설비 확장에 따른 원가 이하의 가격경쟁이 이어지면서 적자 상태에 빠져있다”며 “중국 정부는 태양광 관련 제품 생산 설비를 최대 30%까지 폐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회장은 2026년 하반기로 태양광 설비 관련 투자세액공제(ITC) 일몰 시점이 앞당겨진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장기적으로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넘어 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과 풍력발전기용 소재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워 성장동력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말레이시아에서 태양광과 풍력을 같이 아우르는 폴리실리콘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며 “또 2029년까지 일본 도쿠야마와 함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 준비를 마치겠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