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올해 들어 도시정비 수주 5조 돌파, 하반기 경쟁 더 뜨거워진다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25-06-25 16: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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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사이에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올해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이 오랜 기간 이어진 건설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도시정비 수주에 힘을 싣는 가운데 하반기 들어 대어급 도시정비 사업지에서 시공사 선정이 이어지면 건설사 사이 수주 경쟁에 더욱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 서울 한강 일대에 들어선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도시정비 상위 3곳 건설사들은 모두 올해 들어 현재까지 누적 수주실적이 5조 원을 돌파했다.
현대건설은 이날까지 6건의 수주를 통해 모두 5조7289억 원의 실적을 쌓아 1위를 달리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5건의 수주로 5조302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 도시정비 시장에 주목할 포인트로는 삼성물산까지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점이 꼽힌다. 삼성물산은 올해 5조213억 원을 수주하며 6월 셋째 주까지 누적 수주 1위 자리를 질주하다 선두 자리를 내줬다.
삼성물산은 올해 들어 1월부터 1조6천억 원 규모의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을 놓고 17년 만에 현대건설과 맞대결을 벌여 승리하는 등 초반부터 기세가 매서웠다. 4월 들어서는 일찌감치 누적 수주 5조 원을 돌파하며 독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년에 걸쳐 도시정비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던 전통 강자인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21일 컨소시엄을 통해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 재개발정비사업을 따내며 순위 역전에 성공했다.
수택동 재개발 사업의 규모는 2조8천억 원으로 단일 재개발사업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분을 고려하면 각 건설사 수주액은 현대건설 1조9648억 원, 포스코이앤씨 8421억 원이다. 포스코이앤씨는 같은 날인 21일 7553억 원 규모의 방배15구역 재건축사업까지 따냈다.
올해 국내 도시정비 시장의 규모와 경쟁 수준은 이전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수주 실적 1위는 6조612억 원을 수주한 현대건설, 2위는 4조7191억 원을 수주한 포스코이앤씨였다. 두 곳 건설사의 올해 수주 상황을 보면 상반기에만 5조 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연간 실적에 육박하거나 넘어서는 수주 속도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역시 지난해 연간 수주 실적인 3조6398억 원을 올해 상반기에 이미 훌쩍 넘어섰다.
올해 도시정비 시장의 규모가 크게 성장했음에도 세 곳 건설사가 공격적으로 수주를 확대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상위 10대 건설사의 누적 수주 규모는 21조3438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인 27조8702억 원의 70%를 웃돌고 있다. 상반기에 도시정비 수주 규모가 20조 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하지만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세 곳 건설사의 수주 금액 비중이 60%에 육박할 정도다.
주요 건설사들의 일감이 도시정비에 몰리면서 일감 확보에 나섰는데 입찰보증금을 비롯해 비용이 많이 드는 수주전보다는 선별 수주를 통해 가급적 경쟁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조 단위의 대어급 사업지의 시공사 선정이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 사이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28일에도 울산 남구 B-04구역, 서울 가락1차 현대아파트, 미아 9-2구역 등 시공사 선정 총회가 예정돼 있다.
울산 남구 B-04구역은 삼성물산이, 미아 9-2구역은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될 것이 유력하다. 삼성물산이 수주할 남구 B-04구역의 규모가 7천억 원이고 현대건설에는 지분을 고려해 3천억 원 수준의 실적 추가가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주 순위는 6월 또다시 삼성물산의 1위로 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연합뉴스>
다만 현대건설은 여러 건의 대형 사업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1조4천억 원 규모의 장위15구역에 단독 응찰한 상태인 데다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2조7천억 원 규모의 압구정2구역도 무혈입성이 유력해졌다.
건설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올해 한국 건설사 가운데 최초로 도시정비 수주 10조 원 돌파라는 기록을 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밖에 삼성물산은 개포우성7차 재건축사업에서 대우건설과 경쟁 앞뒀고 포스코이앤씨는 개포우성4차 재건축사업에 도전이 예상되는 등 핵심 사업지에서 수주를 위한 각 건설사의 경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성수1지구, 압구정4구역, 여의도대교 등 대어급 사업지도 줄줄이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하면서 수주 경쟁은 대우건설,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등 10대 건설사 전반으로 번져나갈 가능성도 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 흐름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데 도시정비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건설사들이 먹거리 확보에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핵심 사업지에서 상위 3곳 외 주요 건설사들의 수주 참여 분위기도 더욱 적극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