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광고위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동서식품의 ‘김연아 커피’가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연아 커피의 시장점유율이 경쟁사인 남양유업 전체 점유율을 앞섰다. 업계에서 역시 ‘김연아의 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동서식품에 따르면 맥심 화이트골드의 올해 7월까지의 누적매출이 1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전체 커피믹스 시장의 17.7%에 이른다. 이는 업계 2위 남양유업의 전체 점유율 12.7%보다 높다.
맥심 화이트골드는 흔히 김연아 커피로 불린다. 이 커피는 2012년 1월 출시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이미 시장점유율 15%를 넘었다. 출시 2년 반이 된 지금까지 누적매출은 4천400억 원이다. 한해 커피믹스 시장의 전체 규모가 1조2천억 원대라는 점을 볼 때 단일브랜드로서 초대박 상품인 셈이다.
◆ 김연아 커피, 경쟁사 남양유업 전체 점유율보다 높아
업계에서 그 원인으로 김연아의 광고효과를 지목한다.
김연아 커피는 2012년 1월 출시됐다. 당시 남양유업의 커피믹스시장 진출로 한 때 90%에 육박했던 동서식품의 시장점유율은 70%대까지 떨어졌다.
남양유업은 2010년 말 커피믹스시장에 진출하며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배우 김태희를 모델로 내세웠다. 김태희 커피는 3개월 만에 매출 100억 원을 기록했다. 남양유업의 커피믹스시장 점유율은 단번에 20%까지 올랐다.
동서식품은 1년 뒤 김연아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태희 커피에 맞서 김연아 커피를 내놓았다.
이 커피는 출시단계부터 김연아를 염두에 뒀다. 광고와 제품 컨셉트를 비롯해 모든 판촉활동을 김연아 위주로 진행했다.
제품이 정식으로 출시되기 전부터 “우유만 마시던 연아가 커피를 마신다. 어떤 커피일까. 연아의 커피”라는 내레이션으로 티저광고(브랜드는 숨긴 채 호기심을 유발하는 광고)를 진행했다. 이때 만들어진 ‘맥심 화이트골드는 김연아 커피’라는 공식이 지금까지 통하고 있다.
제품 포장 역시 김연아가 갖고 있는 ‘흰색의 빙판’ 이미지를 활용해 흰색으로 만들었다. 출시 이후 김연아가 출전한 경기에 참관 응원단을 파견하고 김연아가 출연하는 아이스쇼 등을 공식후원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런 제품 컨셉트와 마케팅 전략은 적중했다. 김연아 커피는 출시 첫 해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했고 이듬해 2천억 원을 돌파했다.
◆ 동서식품의 높은 광고선전비, 소비자에게 전가되나
일부에서 동서식품이 광고선전비로 지나치게 많은 돈을 쓴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고선전비가 고스란히 제품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원두가격 급등으로 커피믹스와 인스턴트 원두커피 등 커피 전 품목의 출고가격을 평균 4.9% 올렸다.
지난해 동서식품은 광고선전비로 1786억 원을 지출했다. 1조5303억 원의 매출을 올려 그 중 11.7%를 광고선전비로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연구 및 인력개발 준비금은 66억 원에 불과했다.
동서식품은 2011년 1473억 원, 2012년 1625억 원 등 광고선전비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김연아의 경우 업계 최고 수준인 8억~10억 원대의 모델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서식품은 김연아 효과를 계속 누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시리얼제품 모델로도 김연아를 선정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이에 대해 “투자한 것보다 훨씬 많은 광고효과가 지속되는 데다가 회사 이미지까지 올려준다”며 “모델료가 비싼 것이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