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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공장 사망사고로 국회서 고개 숙인 SPC, 대표 도세호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마음"

이솔 기자 sollee@businesspost.co.kr 2025-05-29 16: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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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공장 사망사고로 국회서 고개 숙인 SPC, 대표 도세호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마음"
▲ SPC그룹의 반복되는 중대재해를 두고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SPC 노사 양측이 참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경기 시흥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해 SPC가 책임을 통감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사과했다. 또한 국회가 요구한 노사안전협의체 구성과 노조가 제안한 작업 중지 및 합동 안전점검 실시를 수용했다.

국회에서 29일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노동본부, SPC그룹 노사 양측이 참석한 가운데 SPC그룹에서 반복되는 중대재해 대책과 예방, 책임주체 강화를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지난 19일 오전 3시쯤 SPC삼립 시흥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 A씨가 냉각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졌다. A씨는 기계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5년 동안 SPC에서만 사망사고 3번과 산재사고 8번이 발생했다”며 “기업의 안전관리 실패와 정부의 미온적 대응, 국회의 책임 등 총체적 시스템 운영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PC그룹 계열사들 사망 사고는 가장 후진적이고 전근대적 재해 유형인 끼임 사고”라며 “2022년 말에 산업안전 관련 투자를 1천억 원 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얼마나 실효적으로 집행이 됐는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중앙선거대책위원회 노동본부장은 “SPC는 2022년 SPL 평택공장 사고 이후 안전 최우선을 약속했지만 현장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노사안전협의체를 구성해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위험을 가장 먼저 감지할 수 있는 노동자들이 직접 안전대책 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SPC그룹 노동조합 측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독자적 활동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박인수 SPC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의장·샤니 노조위원장은 “외부 인사로 구성된 안전경영위원회와 계열사별로 운영한 안전 관련 조직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며 “이제부터 SPC그룹 노동조합협의회는 상설 안전 기구를 설치해 365일 24시간 안전 보건 관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외부에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현장] 공장 사망사고로 국회서 고개 숙인 SPC, 대표 도세호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마음"
▲ 도세호 SPC 대표이사(왼쪽부터)와 황종현 SPC삼립 이사회 의장,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가 간담회에 참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SPC그룹 경영진은 일제히 고개 숙여 사과한 다음 사고 후속 조치와 재발 방지 계획을 밝혔다.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는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모든 분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사고 설비 전면 철거·폐기 △노조 생산 안전 책임자가 참여하는 노사 합동 안전 점검 매월 실시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하는 합동 안전 점검 모니터링 체계 반기에서 분기로 확대 △안전 보건 관리 인력 증원으로 현장 중심의 선제적 안전 관리 체계 강화 △시화공장 생산 라인별 매주 하루 가동 중단 후 설비 점검·안전 강화 △연속 근무 축소와 일부 라인 4조 3교대 시범 운영 △기존 정기 직원 안전 간담회 확대 △안전 핫라인과 스마트 안전 제안 시스템 구축 등 현장 상시 제안 채널 활성화 등을 약속했다.

도세호 SPC 대표이사는 “기존에 집중했던 설비와 안전장치 개선 등 기술적 접근을 넘어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 문화 확립과 안전 중심 시스템 혁신에 나서겠다”며 “작업 중지권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독려하고 현장의 잘못된 업무 관행들을 뿌리 뽑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도 대표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자세로 다시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2022년부터 진행한 1천억 원 안전 경영 투자 플랜 확대 연장 시행 △계열사별 추가 재원 확보로 설비 자동화와 안전 관리 인력 강화 △안전경영위원회를 외부 산업 전문가 중심으로 대폭 보강하고 실효성과 독립성을 갖춘 조직으로 확대 개편 등 계획을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SPC그룹의 사고 방지 대책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김영훈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노동본부장은 “SPC의 대책은 결과이지 원인에 대한 예방책이 아니다”며 “충분히 쉬지 못한 채 새벽 3시에 일하다 사망해야만 한 근무 조건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량 압박은 없었는지, 안전보다 이윤이 우선됐던 문화는 없었는지, 노동자들의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가 있었는지 등 실질적 원인 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2년 이후 사고를 예방하기에 충분한 노력을 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수박 겉핥기식 조치만 해왔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회사가 미리 안전설비에 투자했을 때 드는 비용보다 사고 후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더 크도록 징벌적 손해배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야간근무와 교대제, 1인 작업, SPC그룹이 약속했던 안전강화 1천억 원 투자 등에 대한 집중 질의가 이뤄졌다.

노사 양측은 이날 지적된 사항들과 국회의 제안을 검토한 다음 계획안을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과 김주영 간사, 김영호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노동본부장, 박홍배 의원, 이용우 의원이 참석했다. SPC그룹에서는 SPC의 도세호 대표이사, 김성민 안전경영본부장, 손영준 전략지원본부장, 이상언 커뮤니케이션 본부장, SPC삼립의 김범수 대표이사, 황종현 이사회 의장, 김회성 안전보건경영책임자가 자리했다. 노동조합 측에서는 박갑용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박인수 SPC그룹노동조합협의회의장·샤니 노조위원장, 김인혁 SPC삼립 노조 위원장이 참석했다. 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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