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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복직 조치에도 기후기관 인력 '해고 불안' 여전, 글로벌 기후대응에도 찬물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03-18 12: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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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복직 조치에도 기후기관 인력 '해고 불안' 여전, 글로벌 기후대응에도 찬물
▲ 시민들이 3일(현지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에 위치한 해양대기청(NOAA) 건물 앞에서 기후 관련 전문가들을 대거 해고한 트럼프 정부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과학이 사람을 살린다', '머스크를 막아라' 등이 적혀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인력 감축을 단행했던 미국 기후변화 대응 전담 기관들이 해고했던 인원을 복직시켰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법원 명령으로 인한 일시적인 일에 불과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고려하면 법원 쪽 문제가 해결되면 곧바로 해고를 계속 이어갈 것이으로 보인다. 

미국 기후대응 기관들은 글로벌 기후학계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만큼 이들 기관이 불안정하면 기후대응 협력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17일(현지시각) 악시오스는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달 해고한 일부 직원들에게 대거 복직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환경보호청은 환경규제 제정, 해양대기청은 기후변화 현황 추적 및 분석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바이든 정부 시절 기후대응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인원 감축 조치에 두 기관 모두 지난달부터 수천 명이 넘는 직원들을 해고한 바 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해양대기청으로 지난달 27일 약 천 명이 해고됐다. 해양대기청 전체 직원 수는 1만2000여 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과학자와 엔지니어 등 전문직들이다.

이번에 두 기관이 해고를 철회한 것에는 최근 미국 법원 결정이 영향을 미쳤다.

앞서 미국 메릴랜드주 연방법원은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 공무원 해고 명령이 부당하다며 이를 일시정지할 것을 명령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제임스 브레다르 메릴랜드주 연방법원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정부가 직원들을 대량 해고한 조치가 정당한 사유에 기반을 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경솔한 주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도 같은 날 동일한 결정을 내렸다.

윌리엄 알섭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 판사는 "우리 정부가 훌륭한 직원을 해고하면서 그것이 실적에 따른 평가라고 말한 것은 침통한 일"이라며 "해고를 주도한 이들은 그게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외신들은 이번 복직 조치가 법원이 내린 명령에 따른 일시적인 것에 불과한 데다 트럼프 정부의 인원 감축 의지가 강력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악시오스는 "복직 조치가 이뤄진 것은 맞으나 연방법원에서 해고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 직원들이 직위를 계속 누릴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며 "또 연방 관료 조직 규모를 각 기관별로 최대 50%까지 감축하는 계획이 건재해 추가적으로 감축이 이뤄질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해양대기청의 상급 기관인 상무부는 복직 대상 인원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이번 소송이 해결되거나 상무부가 귀하의 고용과 관련해 다른 행정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할 때까지 귀하의 복직을 인정할 것"이라고 언제든 다시 해고될 수 있을 것을 암시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후 대응 기관들이 여전히 감축 위협을 받고 있는 것 자체가 글로벌 기후대응 협력을 향한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헬렌 베그스 호주 기상청 전 선임 연구원은 17일(현지시각) 가디언 인터뷰에서 "해양대기청의 자원이 줄어들면 전 세계적으로 해양 관측 및 기후 관련 응용 프로그램에 필요한 관측 자료의 질과 가용성이 매우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 복직 조치에도 기후기관 인력 '해고 불안' 여전, 글로벌 기후대응에도 찬물
▲ 미국 해양대기청이 보유한 위성으로 촬영한 남태평양 일대 사진. <연합뉴스>
이와 같은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현재 해양대기청은 미국이 보유한 방대한 관측 체계를 바탕으로 미국의 동맹국들에 기후 관측 자료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해양대기청은 전 세계에 설치된 해상 부유물 약 3600여 개를 통해 관측한 해양 온도와 염도 기록 자료를 제공하는 '아르고'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아르고 시스템을 통해 제공된 자료는 1978년부터 전 세계 과학자들이 극지방 해빙 유실에 따른 바다 염분 변화를 분석하는 기반이 돼왔다.

CBS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 산하 정부효율부(DOGE)는 해양대기청 인원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에 더해 예산을 30% 삭감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해당 조치가 실현된다면 해양대기청이 이전까지 그랬던 것처럼 글로벌 기후 전문가들에 양질의 자료를 제공하는 것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됐다.

알렉스 프레이저 호주 남극 프로그램 관측 전문가는 가디언을 통해 "미국 기관들이 보유한 극지방 관측 위성들은 우리에게 있어 절대적으로 중요한 자산"이라며 "우리가 그들의 역량을 잃게 된다면 우리는 문자 그대로 어둠 속에 내던져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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