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5개로 이뤄진 사업부를 3개로 통폐합하는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LCD와 올레드패널사업 모두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장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개편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현재 TV, 올레드, IT, 모바일, AD(Advanced Display) 등 5개로 구성된 사업부를 TV, IT, 모바일 등 3개의 사업부로 통폐합하는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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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조직개편은 인력이동과 업무조정 등을 통해 이뤄지며 조직 통폐합에 따른 별도의 인력 구조조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사업부 사이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있다”며 “사업부별로 시기가 조금씩 다르겠지만 이른 시일 안에 조직개편을 마무리하고 2017년을 맞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기존 올레드사업부와 AD사업부를 기존 사업부와 합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올레드사업부는 그동안 LG전자의 올레드TV 등 대형 올레드패널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왔는데 이번에 TV사업부와 합쳐진다.
AD사업부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분야와 태블릿 등 IT분야로 나눠져 각각 모바일사업부와 IT사업부에 흡수된다. AD사업부는 지금껏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애플 관련 사업을 전담해 왔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패널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올레드패널사업 쪽으로 자연스러운 체질개선을 이뤄내기 위해 선제적인 조직개편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TV시장에서 LCD경쟁이 심화하고 모바일시장에서 올레드패널이 LCD 수요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LG디스플레이는 TV와 모바일사업 모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TV사업 수익의 대부분을 LCD에 의존하고 있는데 BOE와 CSOT 등 중국패널업체들이 잇따라 대형 LCD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장기적으로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
대만의 폭스콘과 일본의 샤프도 협력을 통해 대형 LCD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들이 투자를 본격화할 경우 경쟁심화로 수익성이 더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모바일사업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모바일사업은 애플에 매출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애플이 내년부터 아이폰에 플렉서블 중소형 올레드패널 탑재비중을 늘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적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플렉서블 중소형 올레드패널에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본격 양산까지 시간이 필요해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스마트폰패널사업에서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한 부회장은 현재 TV용 LCD사업을 전담하는 TV사업부와 애플 사업을 전담하는 AD사업부의 수익성 하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는 사업부와 수익성 확대가 예상되는 사업부를 제품별로 합쳐 자연스러운 체질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을 세운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TV패널사업에서 적자를 내고 있지만 수율 등을 끌어올려 적자폭을 빠르게 줄이고 있다. 올레드TV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고객사를 늘릴 경우 실적개선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다.
스마트폰사업도 애플 외에 중화권업체들로 고객사를 다각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화권업체들을 새로운 고객사로 확보할 경우 애플의 타격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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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을 탑재한 LG전자의 올레드TV. |
LCD와 올레드패널 공급을 전사차원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부 단위로 하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TV와 스마트폰제조사들은 대부분 LCD제품과 올레드패널제품을 함께 생산하고 있는데 제품별로 사업부가 구성된 만큼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LCD와 올레드패널을 유동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TV사업을 예로 들면 예전 같은 경우 LCD는 TV사업부와, 올레드패널은 올레드사업부와 사업을 진행해야 했지만 이제는 TV사업부 한 곳과 협상하면 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의 가장 큰 변화는 TV와 스마트폰 등 흩어져 있던 LCD사업과 올레드패널사업을 제품과 크기별로 합친 것”이라며 “사업부 별로 올레드패널사업과 LCD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차량용 전장사업과 사이니지사업은 지금 그대로 모바일사업부와 TV사업부가 각각 담당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