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영 현대해상 사장이 올해 외형성장보다 수익중심의 질적성장을 추진해 실적이 개선됐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신계약과 시장점유율 등에서 성장세가 멈춰 손해보험업계 2위 자리를 놓고 동부화재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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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영 현대해상 사장. |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12일 “장기인보험 및 자동차보험 매출의 상대적 부진해결이 현대해상의 숙제”라며 "장기간 지속된 매출의 부진은 이익체력의 악화로 귀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험업계 특성상 신계약의 성장세가 장기적인 순이익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6월 하이카다이렉트를 합병한 뒤 동부화재를 제치고 자산기준으로 손해보험업계 2위에 올라선 데 이어 매출(영업수익)과 시장점유율 등 다른 기준으로도 2위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순이익의 경우 동부화재가 현대해상보다 앞서고 있다.
이철영 사장은 지난해 하이카다이렉트와 합병한 뒤 손해율이 급등하자 올해부터 자동차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험가입 심사를 강화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보다 보유계약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이에 힘입어 자동차보험손해율이 올해 9월 기준으로 80.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개선됐다. 현대해상은 3분기에 누적순이익 3369억 원을 거뒀는데 증권가에서 예상한 올해 순이익(3020억~3200억 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동부화재와의 순이익 격차도 지난해 10월 1392억 원에서 올해 10월 기준으로 949억 원으로 좁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보장성계약 및 장기인보험 신계약 등의 성장세가 멈췄다는 점이다. 3분기 기준으로 보장성보험 신계약매출은 71억 원, 장기인보험 신계약매출은 58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게다가 업계 3위인 동부화재와의 자산 및 매출의 격차도 점차 줄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 9월을 비교해 보면 자산 격차는 2059억 원, 매출 격차는 293억 원씩 좁혀졌다.
자동차보험시장의 시장점유율도 동부화재가 바짝 뒤쫓고 있다.
10월 기준 누적 시장점유율은 현대해상 19%, 동부화재 18%다. 올해 5월과 비교하면 시장점유율 격차는 1.8%포인트에서 1%포인트로 좁혀졌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내실성장 전략을 통해 손해율 등의 지표뿐 아니라 순이익과 매출 등 여러 기준으로도 크게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손해보험사들의 실적도 올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순이익 등을 더욱 개선하기 위한 자구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