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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후대응 공조체제 균열 커져, "지구온난화 속도 10년 빨라진다"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02-11 14: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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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후대응 공조체제 균열 커져, "지구온난화 속도 10년 빨라진다"
▲ 붑커 훅스트라 유럽집행위원회 기후위원이 6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세금제도 관련 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대응 글로벌 공조 체계를 향한 세계 각국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많은 국가들이 차기 기후목표 발표를 연기하거나 목표 상향을 거부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글로벌 기후대응 수준은 국제적으로 합의된 목표를 이행하는 데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각국이 기후대응 노력을 상향하지 않는다면 기후변화 악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11일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세계 각국이 차기 기후대응 목표 수립을 미루고 있다.

‘파리협정’에 따르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참여국들은 주기적으로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제출해야 한다. 

파리협정은 2015년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세계 각국이 글로벌 기온상승(지난 10년 평균)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아래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조약을 말한다.

유엔기후변화협약 가입국들은 원래 올해 2월까지 '2035 NDC'를 제출해야 했으나 유럽연합(EU), 중국, 인도 등 대다수 국가들은 이날 현재까지 제출하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각) 이와 관련한 질문에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차기 기후대응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붑커 훅스트라 유럽집행위원회 기후위원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유럽연합의 정책 결정 주기가 유엔 계획과는 맞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리는 차기 기후총회를 준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축목표 발표 연기에 더해 차기 목표 상향을 거부하는 국가도 나왔다.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인도 정부 내부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인도는 2035 NDC를 상향할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에 블룸버그는 "인도와 중국 등 국가들이 지난해 기후총회에서 서방권 선진국들을 향한 불신이 커진 탓에 차기 기후목표 수립에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세계 기후대응 공조체제 균열 커져, "지구온난화 속도 10년 빨라진다"
▲ 지난해 11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회의장 인근.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가장 큰 아젠다는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한 기후재원 마련이었다.

당시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한 서방권 선진국들은 자국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발도상국 가운데 경제 규모가 큰 국가들도 의무적으로 기여할 것을 주장했다. 여기에 인도와 중국 등 개발도상대국들이 반발하면서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흘러갔다.

결국 글로벌 기후재원은 원래 필요했던 수준인 연간 1조 달러(약 1453조 원)에 한참 못 미치는 3천억 달러(약 435조 원)를 마련하는 선에 그쳤다.

이에 로이터는 올해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성공적으로 끝나려면 참여국들 사이에 만연한 불신을 해결하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글로벌 기후대응 협력이 위태로운 가운데 현행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노력이 현 수준에 머무르면 예상보다 일찍 파리협정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독일 헬름홀츠 환경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1.5도 목표' 달성 실패 시기가 예상보다 크게 앞당겨질 수 있다고 전했다.

파리협정이 합의됐을 당시 1.5도 목표 달성 실패 시점은 2045년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에 헬름홀츠 연구소는 파리협정 목표 달성 실패 시점은 이보다 10년 앞당겨진 2030년대 초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반면 기후대응을 위한 국제적 노력과 협력은 여전히 부족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는 유엔 산하 전문가 집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2년 발표한 제6차 보고서를 통해 1.5도 목표 달성 실패시점 중간값을 2031년으로 내다본 것과 비슷한 분석 결과다.

에마누엘레 베바콰 헬름홀츠 연구소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배출량 감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며 “온실가스를 서둘러 감축해야 1.5도 목표 달성 실패 확률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식을 접한 IPCC 전문가도 이에 동의했다.

피어스 포스터 영국 리즈대 물리적 기후변화 교수 겸 IPCC 보고서 참여 저자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해결하기 위한 긴급 조치가 없다면 우리는 파리협정에서 약속한 장기 기온 목표의 달성에 실패할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노력이 사실상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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