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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스펀지' 오키나와 맹그로브숲을 가다, 지구온난화 늦출 작지만 큰 희망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01-24 11: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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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스펀지' 오키나와 맹그로브숲을 가다, 지구온난화 늦출 작지만 큰 희망
▲ 오키나와 본섬 북부 '히루기 공원'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강 양옆으로 맹그로브숲이 우거져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키나와(일본)=비즈니스포스트] 일본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오키나와현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지역 가운데 한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경관 덕분에 주민 대다수가 관광산업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데 최근 기후변화로 식생이 바뀌면서 경제적 위협마저 받고 있다.

이에 오키나와현은 주민들의 삶을 총체적으로 위협하는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기 위해 탄소흡수 능력이 탁월한 맹그로브 군락지 보호와 확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20일 환경재단이 추진한 국제 친환경 교육 프로그램 '그린보트' 동행취재단의 일원으로 오키나와 본섬 북부에 있는 '히루기 국립공원'을 찾았다.

히루기 국립공원은 오키나와현에 자생하는 맹그로브 나무의 77%가 있는 지역으로 일본 국립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1972년에 처음으로 자연보호구역이 됐고 2016년에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정부와 별도로 오키나와현 지역사회는 1990년에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맹그로브가 자생하는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비영리기구 ‘맹그로브 생태계 보전을 위한 국제단체(ISME)’를 결성했다.

현재 ISME는 유엔환경계획, 유네스코 등 국제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맹그로브 나무의 생육 환경 연구, 맹그로브 생태계에 관한 인식 증진 프로그램,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맹그로브는 염분이 있는 해수 환경에서 자생이 가능한 식물로 탄소흡수 능력이 탁월하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맹그로브는 탄소흡수계수가 1.62에 이른다. 1헥타르당 연간 탄소 흡수량이 1.62톤에 달한다는 뜻이다.

한국에서 주요 해양 탄소흡수원으로 꼽는 갯벌이 통상적으로 탄소흡수계수가 0.5 이하라는 점을 고려하면 흡수량이 3배 이상이나 높은 셈이다.

히루기 공원 관계자는 취재진을 맞아 "일본 국내에서 맹그로브가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것은 오키나와뿐"이라며 "현재 공원 안에는 오히루기(오리엔탈 히루기), 야에야마 히루기, 칸델라 히루기(메히루기) 등 3종이 자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 세계에 존재하는 맹그로브종은 80여 종으로 추정되는데 이 가운데 3종만이 오키나와에서 자생하는 것이다.

맹그로브는 기후가 덥고 습할수록 더 잘 자라는 식물로 오키나와보다 더 남쪽에 있는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더 크게 자란다.
 
'탄소 스펀지' 오키나와 맹그로브숲을 가다, 지구온난화 늦출 작지만 큰 희망
▲ 맹그로브 나무의 이파리. 해수 환경에서 자라는 맹그로브 나무는 염분을 안에서 걸러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걸러낸 염분은 잎을 통해 배출된다. <비즈니스포스트>
히루기 공원 관계자는 "실제로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에서는 오키나와와 같은 종을 심었을 때 맹그로브 키가 30미터를 넘어가는 일도 많다"며 "오키나와에서는 아무리 커져도 10미터 정도에서 멈춘다"고 설명했다.

히루기 공원 측에서는 맹그로브 나무 외에도 자동차 배기가스를 흡수하는 '키다치 알로에' 등 여러 독특한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공원 쪽은 이들 식물의 보호에 여러 노력을 기울여 왔고,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일본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오키나와가 이처럼 온실가스 대응에 큰 힘을 쏟고 있는 이유는 기후변화로 주민들이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히루기 공원 관계자는 "오키나와에서는 해수면 상승, 기온 변화로 인해 식생이 매우 크게 바뀌고 있다"며 "내가 지금 50살인데 초등학생 때만 해도 최고기온이 31도에 그쳤는데 이제는 34도가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보다 기온이 더 오르면 오키나와 산호가 멸종할 수 있고 관광을 생업으로 삼는 우리에게는 매우 큰 일"이라며 "문제는 기후변화가 오키나와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두가 다 함께 자동차와 비행기를 아예 타지 않는 것이겠지만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기후변화는 세계를 함께 사는 우리 모두가 같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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