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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alt="[CINE 레시피] '세입자', 월세 사회에서도 밀려나는 MZ세대" height="300" class='lazyload' data-src="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412/20241219172927_99011.jpg" width="600" />
<figcaption><table width=600 style='margin-bottom:20px;'><tr><td align='left' style='margin:0; padding:0px 0px; color:#306f7f; font-size:12px; font-family:verdana; letter-spacing:-0.1em; line-height:160%; table-layout: fixed;'>▲ 과장된 면은 있지만 이런 영화들에 묘사된 현실이 마냥 낯설거나 어색하지 않은 건 지금 우리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일 것이다. ‘세입자’는 SF, 블랙코미디, 호러가 혼종 된 색다른 독립영화다. 사진은 영화 ‘세입자’ 스틸컷의 모습. <인디스토리></td></tr></table></fig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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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세입자(윤은경 감독, 2024)’는 한국 사회가 처한 주거 문제에 대한 부정적 상상력을 극단까지 밀어붙인 작품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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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MZ세대가 느끼는 주거에 대한 불안은 공포에 가깝다. 진학이나 취업을 위해 대도시에서 독립생활을 하는 젊은 세대는 급여의 절반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해야 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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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세라는 주거 형태는 거의 사라지고 월세가 일반적인 시대가 되었다. ‘세입자’에는 월월세, 천장세라는 더욱 악화된 주거 방식이 등장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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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과 주거난이 심각할 정도로 나빠진 미래 사회, 20대 직장인 신동은 아파트 월세 계약이 연장되지 않을까 봐 전전긍긍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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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장르긴 하나 도시의 풍경은 현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고 오히려 레트로 느낌의 건물과 실내 인테리어가 두드러진다. 휴대전화를 연결하면 상대방이 눈앞에 나타나는 장면 등 몇몇 SF 장치가 있지만 SF 정체성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현재, 이곳의 삶을 강조하기 위해 시제를 미래로 바꾼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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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이 살고 있는 도시는 빈부격차가 극심해서 소수의 부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은 월세로 살고 있다. 신동의 집주인은 큰손 임대 사업자인 엄마에게 사업을 물려받은 10세 정도의 소년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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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집주인이 아파트를 리모델링하겠다며 계약을 종료하려 하자 다급해진 신동은 친구에게서 들은 월월세 제도를 활용하기로 한다. 이 도시에서는 월세 임차인이 자신의 공간 일부를 다른 임차인에게 임대해 주는 월월세가 합법이다. 단, 월세 계약의 종료를 위해서는 월월세 계약까지 깔끔하게 정리돼야만 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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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월세 계약이 되어 있으면 집주인이 마음대로 계약을 종료할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하기 위해 급하게 월월세 공고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다음 날 한 커플이 집을 보러 온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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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복장에 독특한 외모를 가진 커플은 집을 둘러 본 다음 화장실에서 월월세를 살겠다고 한다. 신혼부부는 어이없어하는 신동에게 집 앞 공원 화장실이나 회사 샤워실 등을 이용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설득하고 사정이 급한 신동은 계약을 하고 만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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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는 월월세뿐 아니라 천장세도 합법으로 아랫집 천장과 윗집 바닥 사이의 공간에 다시 월세를 주는 게 천장세이다. 건물을 지을 때 천장세를 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 세제 혜택까지 준다는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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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환경이 열악해지면 상상 초월의 공간 활용 방식이 생겨나는 경우를 현실에서 찾아보는 게 어렵지 않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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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90년대 홍콩 느와르의 단골 배경으로 자주 쓰였던 일명 ‘구룡성채’ 아파트는 좁은 공간에 더 많은 인원과 작업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초현실적일 정도로 괴상하게 증축된 모습을 하고 있다. 구룡성채는 1993~1994년에 철거됐지만 그 이후로도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 SF영화의 시각적 디자인에 큰 영향을 줬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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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서울 청계천 기록사진에는 도시 빈민이 토굴 같은 곳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디스토피아를 설정한 SF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공간에 대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진다는 가정이 공통적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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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털 리콜’, ‘블레이드 러너’, ‘엘리시움’, ‘인타임’ 등의 SF에는 부유층과 빈곤층의 공간이 구별됐다. 아예 법적으로 출입이 통제되거나 하늘에 떠 있는 인공위성 안에 조성된 도시라 가난한 사람은 갈 수조차 없게 돼 있다. 혹은 빈곤층을 아예 화성으로 이주시켜 버리기도 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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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된 면은 있지만 이런 영화들에 묘사된 현실이 마냥 낯설거나 어색하지 않은 건 지금 우리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일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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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는 SF, 블랙코미디, 호러가 혼종된 색다른 독립영화다. 일종의 열린 결말이라 해석도 관객마다 다를 수 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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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세대의 주거 문제를 앞서 다룬 ‘소공녀(전고운 감독, 2018)’와도 궤를 같이하는 면이 있다. 가사도우미 일을 하는 청년 미소는 빠듯한 수입으로 월세, 공과금, 식비를 해결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모금의 담배와 한 잔의 위스키라는 자신의 취향만은 포기할 수 없어서 손바닥만 한 셋방 보증금을 빼서 유랑 생활을 시작한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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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녀’는 대학 시절 함께 했던 밴드 멤버를 차례로 찾아가는 로드무비 형식의 영화이다. 멤버들은 각자 다른 방식의 삶을 살고 있고 그에 걸맞은 주거 형태에서 거주하고 있었고 미소를 위한 공간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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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소공녀’ 둘 다 청년세대의 주거 문제를 조명하고 있고 결말은 우울하다. 우화로 읽히는 ‘소공녀’의 결말이 씁쓸하다면, 호러로 마무리되는 ‘세입자’의 결말은 섬뜩하다. 그 사이 청년세대의 주거 상황은 무서울 정도로 나빠지고 있는 것 같다. 이현경 영화평론가<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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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span style="font-size:16px">영화평론가이자 영화감독. '씨네21' 영화평론상 수상으로 평론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영화와 인문학 강의를 해오고 있다. 평론집 '영화, 내 맘대로 봐도 괜찮을까?'와 '봉준호 코드', '한국영화감독1', '대중서사장르의 모든 것' 등의 공저가 있다. 단편영화 '행복엄마의 오디세이'(2013), '어른들은 묵묵부답'(2017), '꿈 그리고 뉘앙스'(2021)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영화에 대해 쓰는 일과 영화를 만드는 일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span></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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