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참치’로 유명한 동원그룹이 포장재회사 테크팩솔루션을 인수한다. 식품에 치우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것이다.
동원그룹은 김재철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 올해 1월 본격적으로 경영을 맡고 있는데 이번 인수는 김남정 부회장의 첫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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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
동원그룹 계열사 동원시스템즈는 14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테크팩솔루션 지분 100%를 25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테크팩솔루션은 용기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알루미늄캔 용기, 유리병 용기, PET 용기를 제조하는 회사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 종류의 포장재를 모두 만들어 음료 주류 제약 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회사에 공급한다.
테크팩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3500억 원에 영업이익 210억 원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한 편이다.
테크팩솔루션을 인수한 동원시스템즈는 동원그룹 계열사로 1980년 설립돼 각종 포장재를 제조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동원그룹의 참치캔과 커피믹스 포장재가 대표적이다.
동원시스템즈는 2012년 대한은박지를 인수해 알루미늄 포장재사업에 진출했고 지난 1월 플라스틱 필름시트를 만드는 한진피앤씨를 인수해 산업용 필름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번에 테크팩솔루션까지 인수하며 포장재사업 범위를 더욱 넓혔다.
이번 인수는 김남정 부회장이 지난 1월 부회장으로 취임해 2세경영을 본격화한 뒤 첫 인수합병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부회장은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회장의 차남이다. 김 부회장은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아버지의 뜻에 따라 1996년 계열사 동원산업 생산직에 들어가 일을 시작했다.
김 부회장은 그뒤 2004년 동원F&B 마케팅전략팀장, 2006년 동원산업 경영지원실장, 2008년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장 등 동원그룹의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2011년 동원그룹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에 올랐다.
김 부회장은 지난 1월 사장을 건너뛰고 부회장이 됐다. 김 부회장은 이미 주식상속도 끝냈다.
김 부회장은 그룹의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지분 6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의 형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2004년 금융사업을 맡아 분가해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동원그룹은 국내에 4개의 상장사와 16개의 비상장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식품사업이 그룹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사업구조가 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 게다가 식품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참치캔 제품은 참치 어획량에 따른 국제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 때문에 김재철 회장은 그동안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려고 꾸준히 노력해 왔다. 2005년 해태유업(현 동원데어리푸드)을 인수해 유가공사업에 뛰어들었고, 2007년 KT로지스택배와 아주택배를 인수해 택배업에도 진출했다. 2011년 건설업체 삼전건설과 급식업체 삼보유통 인수도 추진했다.
그러나 사업다각화 시도가 항상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택배업의 경우 사업진출 1년 만에 포기를 선언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삼전건설과 삼보유통은 자금마련을 위해 허위공시했다는 논란이 들끓어 인수를 포기해야 했다.
이번 테크팩솔루션 인수에 대해 동원그룹 관계자는 “인수를 통해 수산 식품 종합포장재 등 3개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면서 “앞으로도 회사성장에 도움이 되는 업체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인수를 타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