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다음주(11월14일~18일)에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의 대선 승리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아 좁은 박스권 안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다음주 국내증시는 미국 대선결과의 영향권 안에 계속 들어가 있을 것”이라며 “증시 투자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100일 정책로드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여기에 한국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복잡한 계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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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가 11일 전날보다 18.17포인트(0.91%) 떨어진 1984.43으로 장을 마감한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일하고 있다. <뉴시스> |
트럼프 당선인은 9일 대선캠프 안에 정권인수팀을 만들어 대통령 취임 이후 100일 동안 시행할 정책로드맵을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책로드맵에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철회,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소득세와 법인세 감세, 인프라투자 확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한국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들이 들어갈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인프라투자 확대와 소득세·법인세 감세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기대가 국내증시에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증권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보호무역주의와 국채발행 증가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에 관련된 우려도 남아있어 증시의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에 관련된 우려로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겠지만 그의 통치기간에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예상 외로 높아질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며 “국내증시가 추가적으로 하락하지 않겠지만 단기적인 급등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와 별개로 12월에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는 점도 국내증시가 ‘박스권 장세’를 나타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 등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최근 미국 대선의 결과와 관계없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증시 투자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에 이어 재닛 옐런 미국 연준 이사회 의장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감안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치열한 수익률 게임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증권업계의 전망을 종합하면 코스피 지수는 1950~2020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 지수는 11일 전날보다 18.17포인트(0.91%) 떨어진 1984.43으로 장을 마감했다. 원화약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투자자가 최근 1개월 동안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한 영향을 받았다.
코스피에서 외국인투자자는 4498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는 3583억 원, 개인투자자는 899억 원 규모의 주식을 각각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종목 가운데 7곳의 주가가 전날보다 떨어졌다. 삼성전자(-3.09%), SK하이닉스(-2.80%), 삼성물산(-2.33%), 네이버(-5.71%) 주가가 특히 크게 하락했다. 반면 현대자동차(1.94%), 삼성생명(4.74%), 포스코(1.01%) 등의 주가는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34포인트(0.22%) 떨어진 621.89로 거래를 끝냈다. 미국 나스닥 지수가 트럼프 당선인의 제조업 강화노선에 따른 IT산업의 위축 가능성이 반영돼 떨어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294억 원, 기관투자자는 220억 원 규모의 주식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는 546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