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존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대우그룹과 맺은 인연도 화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는 대우그룹과 인연으로 한국을 두 차례 찾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는 세계적 부동산 투자가로 이름을 날렸던 1990년대에 두 차례 한국을 찾아 대우건설과 대우조선해양, 대우자동차 등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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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서울 여의도 대우트럼프월드 모델하우스에 방문한 트럼프. |
트럼프와 대우그룹의 인연은 1997년 시작된다.
당시 대우건설은 트럼프와 공동으로 뉴욕 맨해튼에 트럼프월드타워를 지었다.이 빌딩은 2001년 10월 완공됐는데 지하2층, 지상70층, 376가구 규모의 초고층 아파트다. 트럼프가 부지를 제공했고 대우건설은 건설사업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CM계약을 맺었다.
당시 국내에 외환위기가 불어닥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건설업계가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가 많지 않아 국내 건설회사가 미국에 진출했다는 점만으로 화제를 모았다.
트럼프는 이 빌딩을 통해 분양 7개월 만에 460억 원을 벌어들였다.
대우건설과 트럼프의 만남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전 회장이 미국을 찾아 직접 트럼프를 만나 사업에 대한 논의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도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 초고층 아파트사업을 시작한다. 트럼프의 이름을 딴 국내 최초의 초고층 아파트 ‘트럼프월드’를 짓기 시작했다. 대우건설은 트럼프와 직접 협상을 벌여 이름을 사용하는 대가로 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했다.
트럼프는 5년 동안 80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1998년과 1999년에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1998년 6월 대우그룹의 초청으로 비공식적으로 방문했고 1999년 5월 여의도에 짓는 트럼프월드 견본주택 개장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다시 한국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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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서울 여의도 대우트럼프월드 모델하우스에 방문한 트럼프. |
당시 그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외환위기 이후 침체됐던 한국 부동산시장이 금리 안정 등에 힘입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한국은 빌딩 임대보다 주택사업이 더 유망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의 트럼프월드는 타워팰리스와 함께 국내에 초고층 아파트 시대를 열었다. 특히 당시로서 드물게 한층 전체를 스포츠센터와 수영장 등으로 꾸미고 1층 입구를 호텔식 로비처럼 꾸미는 등 고급화에 힘썼다.
대우건설은 트럼프월드 1차사업의 성공을 밑거름삼아 서울 용산과 부산, 대구 등에 걸쳐 7차사업까지 벌였다. 마지막 트럼프월드는 2007년 완공됐다.
트럼프는 1998년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도 찾아 현장을 둘러봤다. 당시 요트로 사용할 대형선박을 즉석에서 발주하겠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옥포조선소뿐 아니라 군산의 대우자동차도 방문했다. 김우중 전 회장의 부인인 정희자 전 대우개발 회장과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