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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파운드리 분사 계획'에 혹평 잇달아, 삼성전자와 '동맹' 가능성도 나와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4-09-19 1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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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파운드리 분사 계획'에 혹평 잇달아, 삼성전자와 '동맹' 가능성도 나와
▲ 인텔이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독립 법인으로 분사하는 것은 최소한 수 년 뒤의 일이 될 것이라는 증권사 전망이 나온다. 인텔 반도체 공장 내부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이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독립 법인으로 분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한계가 분명하다는 부정적 시각을 담은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분사한 인텔의 파운드리 회사가 당분간 자체 수익모델을 마련하기 어려운 데다 고객사 확보 성과도 불투명하고 외부 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인텔이 마찬가지로 파운드리에서 고전하는 삼성전자와 기술협력을 포함한 동맹을 맺을 가능성도 나온다. 

19일 야후파이낸스를 비롯한 외신을 종합하면 인텔의 파운드리 분사는 경영 효율화 및 재무 개선을 위해 충분히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증권사 JP모간은 보고서를 내고 “이번 결정은 사업 투명성을 높이고 의사결정을 간소화하기 위해 자연스러운 방향”이라며 사업 전략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것은 아니라고 바라봤다.

다만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분리하는 데는 수 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장 큰 이유로 인텔 파운드리가 현재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아 독자생존 가능한 수준의 수익원을 확보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꼽혔다.

인텔은 내년 양산을 시작하는 18A(1.8나노) 공정을 외부 고객사 제품 생산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기업의 반도체 물량을 공급한다.

JP모간은 이러한 고객사들에서 의미 있는 수준의 매출이 발생하는 시기는 2027년부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들인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결국 인텔의 파운드리 분사 발표는 현재 시점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의미다.

JP모간은 인텔 목표주가 26달러, 투자의견 ‘비중 축소’를 유지했다. 18일 미국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하루만에 3.26% 떨어진 20.7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인텔 목표주가 21달러, 투자의견 ‘비중 축소’를 제시하며 인텔 18A 공정의 성과가 2026년까지는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또한 인텔이 새로 발표한 파운드리 사업 분사와 투자 축소 등 계획에 투명성이 부족하다며 분명한 수익 모델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인텔 파운드리가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이후 독자생존을 위한 재무 계획 등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텔의 이번 발표는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중장기 차원의 계획을 제시했을 뿐 실질적인 재무 위기 해결책을 내놓은 것은 아니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 에버코어도 인텔 파운드리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뚜렷해질 때까지는 주가 상승 가능성을 바라보기 어렵다며 목표주가 25달러를 유지했다.

파운드리 사업은 특성상 미세공정 기술 연구개발 및 설비 투자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 인텔이 당초 미국에 제시한 투자 규모만 1천억 달러(약 133조4천억 원)에 이를 정도다.
 
인텔 '파운드리 분사 계획'에 혹평 잇달아, 삼성전자와 '동맹' 가능성도 나와
▲ 대만 디지타임스는 인텔이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사업에서 동맹을 맺을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인텔 미국 오하이오 반도체 공장. 예상 조감도.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하는 이유는 외부 투자를 받기 쉽도록 만들거나 중장기적으로 매각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그러나 인텔이 반도체 설계 사업을 본업으로 두고 파운드리 사업과 거리를 두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과 결별하는 일이 사실상 가능하지 않은 선택지라고 바라보며 여러 근거를 제시했다.

인텔 파운드리 사업 규모가 지나치게 커 외부에 매각하기 쉽지 않다는 점, 인텔이 중요한 반도체 생산 기술과 특허를 다른 기업에 넘겨줄 수는 없다는 점 등이 이유로 꼽혔다.

또한 현재 파운드리 사업에서 경쟁력이 대만 TSMC에 크게 밀려 대형 고객사 기반이 부족하고 시장 점유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것도 외부 투자나 매각에 걸림돌로 자리잡고 있다.

인텔이 여전히 파운드리 분야에서 성장성을 확실하게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미다.

미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 기술 내재화 및 자급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어 미국 기업인 인텔을 해외 자본에 넘겨줄 수 없다는 정치적 배경도 중요하게 깔려 있다.

현재 미국은 중국과 기술 패권 경쟁을 가속화하는 과정에서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중국 반도체 기업을 규제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중국과 인접한 대만이나 한국에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는데 인텔을 제외하면 사실상 대안을 마련할 수 없다.

디지타임스는 “인텔은 결국 파운드리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미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손실을 축소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에 동맹을 제안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인텔과 마찬가지로 TSMC에 밀려 기술 우위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텔과 기술 협력 등을 추진한다면 연구개발과 시설 투자에 비용 부담을 어느 정도 덜 수 있고 기술 인력 측면에서도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디지타임스의 분석이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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