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오클랜드 지역에서 제기된 차량 도난 집단소송에서 수억 달러 규모의 보상액을 지급할 수 있는 내용의 잠정 합의안을 맺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한 도시에서 차량 도난 피해로 집단소송을 제기한 사람들과 합의해 2700억 원 가량의 보상을 제공하기로 했다.
28일(현지시각) 지역매체 오클랜드사이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시의 셩 타오 시장은 현대차와 기아에 집단 소송을 제기한 차량 소유주들이 최대 2억 달러(약 2730억 원)를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는 도난 방지장치(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은 2011~2022년형 일부 모델을 구매하거나 리스한 사람들에 장치 설치 비용을 지불하기로 법률 대리인들을 통해 잠정 합의했다.
이는 캘리포니아주 중부지방 법원에서 처리된 소송으로 사건 번호는 8:22-ML-3052 JVS(KESx)다. 합의안에는 차량이 실제로 도난당했거나 파손된 경우 3375달러 또는 차량 중고 가치의 33% 가운데 높은 금액으로 보상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를 모두 합치면 현대차그룹이 집단소송 하나에 지불할 보상액 규모가 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오클랜드사이드는 “2023년 시 당국에 신고된 차량 도난 1만4826건 가운데 상당수가 현대차와 기아 차량”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2년부터 미국 전역에서 도난사고가 유행처럼 번지며 홍역을 치렀다.
틱톡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열쇠가 없어도 현대차와 기아 자동차의 시동을 쉽게 걸 수 있다는 내용이 청소년을 중심으로 확산된 것이 계기다. 일명 ‘기아보이즈’ 챌린지다.
온라인상에 유포되고 있는 방식으로 차량을 탈취할 수 있는 차량이 미국에 수백만 대 가량이 판매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관련 소송이 잇따르는 가운데 오클랜드 소송에서 구체적인 보상액이 추산된 셈이다.
오클랜드사이드는 “합의가 아직 확정된 건 아니며 항소가 제기될 경우 보상금 지급이 지연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