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한강 수상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놓은 ‘한강 수상활성화 종합계획’을 두고 서울시의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오 시장이 과거 만든 세빛섬이 1200억 원대의 누적 손실을 기록한 실패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25일 서울시 안팎에 따르면 오 시장이 전날 내놓은 ‘한강 수상활성화 종합계획’은 2023년 3월 발표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후속 조치에 해당한다.
지난해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가 강변 개발을 핵심으로 했다면 이번 계획은 수상시설 개발에 초점을 뒀다는 점이 다르다.
한강 수상활성화 종합계획은 △일상의 공간 △여가의 중심 △성장의 거점 등 3대 과제를 축으로 10개 추진 과제, 26개 세부 사업을 포함한다.
총 5501억 원(민간 3135억 원, 재정 236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2030년까지 마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수상호텔과 수상오피스, 수상푸드존이 조성된다. 리버버스도 운영하기로 했다.
특히 핵심인 수상호텔의 경우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2024년 타당성조사를 실시하고 2025년 민간 호텔사업자를 선정해 2026년 공사에 들어간다.
오 시장은 이전 재임 기간부터 한강개발 의지를 꾸준히 보였다. 2007년 한강르네상스 사업, 2023년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2024년 한강 수상활성화 종합계획으로 사업을 이어왔다.
한강변 환경의 회복 같은 실제 성과도 일부 있었다.
오 시장은 한강 수상활성화 종합계획 설명회에서 “수달 가족이 노닐면서 청계천 변까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할 정도로 수중, 수변 생태계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빛섬처럼 한강에 지은 시설의 만성적자에 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많다.
세빛섬은 오 시장의 과거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돼 2014년 개장했으나 1200억 원대 누적 적자를 기록하며 ‘세금둥둥섬’이라는 오명을 안았다.
세빛섬은 초기 운영비에 더해 코로나가 겹치며 연속 적자를 이어오다 2023년에야 흑자로 전환했다. 2022년까지 8년째 완전자본잠식상태에 있고 2023년 기준 누적결손금 1217억 원에 자본잠식률은 285%(완전자본잠식상태인 100% 이상)를 기록했다.
▲ 서울시가 24일 ‘2030 리버시티, 서울’을 조성하는 ‘한강 수상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한강 수상과 수변을 일상과 여가 공간, 성장 거점이 되는 친수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수상 오피스와 호텔을 띄우고 각국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푸드존과 수상스키장, 잠실과 이촌에는 도심형 마리나가 들어선다. 사진은 서울항 조감도. <서울시> |
이렇듯 한강에 짓는 시설에 거액의 예산이 투입되면서도 수익성이 부진했던 과거로 인해 오 시장이 이번에 내놓은 한강 수상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도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비판의 핵심 논리로는 수상 개발의 수요 불확실성과 적자 발생 가능성, 환경파괴 등이 꼽힌다.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서울시는 한강변 시설물 수요를 기반으로 수상시설 수요예측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강변 시설물과 수상 시설물은 수요의 성격이 달라 방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거액을 들여 크게 지었다가 수익성이 나오지 않으면 시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서울시가 SH공사의 지분 참여로 수상호텔의 공공성이 높다고 설명한 부분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그런 주장을 하려면 SH공사가 29.9%의 지분을 보유한 세빛섬 사례에서 확인돼야 하는데 증명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환경 측면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진우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은 “리버버스 선착장이 들어서는 옥수는 조선시대에 두물포라 불리던 곳으로 ‘두물포에 고니가 날아오고’라는 구절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철새 도래지다”며 “한강을 개발하려는 발상은 고니가 날아오는 풍경을 기대했던 한강의 모습과 배치된다”고 말했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