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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멤버십도 아마존 전략 따라가기, '고객 묶어놓기' 자신감 뿜뿜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4-04-12 11: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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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멤버십도 아마존 전략 따라가기, '고객 묶어놓기' 자신감 뿜뿜
▲ 쿠팡이 유료멤버십 가격을 놓고 미국 아마존의 전략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쿠팡이 유료멤버십 가격을 또 올린다.

아마존이 지속적인 혜택 확대로 고객을 플랫폼에 묶어둔 뒤 멤버십 가격을 꾸준히 인상해 수익을 극대화했던 전략을 그대로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12일 유료멤버십인 와우멤버십의 월 가입 요금을 7890원으로 변경했다. 기존 요금 4990원과 비교해 월 2900원 오르는 셈이다.

이번 요금 변경으로 쿠팡이 매해 벌어들이는 멤버십 관련 수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와우멤버십 가입자 수는 2023년 말 기준으로 1400만 명이다. 쿠팡이 이들에게 얻는 멤버십 수입은 기존에 연간 8383억 원 수준이었는데 가입자 이탈이 없다면 앞으로 수익은 연간 1조3255억 원으로 늘어난다.

연간 4870억 원가량을 더 버는 셈이다. 쿠팡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약 6200억 원을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쿠팡의 유료멤버십 가격 인상은 부담스러운 일일 수 있다.

기존 가입자들은 매달 5천 원가량만 부담하면 쿠팡이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마다 3만4800원을 추가로 내야만 한다.

쿠팡은 이런 점을 감안한 듯 이날 유료멤버십 가격 인상과 관련해 “지난해 쿠팡은 와우멤버십 회원들에게 무료 로켓배송을 포함한 각종 무료 서비스와 상품 할인, 쿠팡플레이 무료시청 등을 통해 약 4조 원의 비용절약 혜택을 제공했다”며 “앞으로도 해마다 그 이상의 절약혜택이 와우멤버십 회원에게 돌아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대표 서비스인 익일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을 3번만 이용해도 각 3천 원씩 모두 9천 원을 절약할 수 있어 멤버십 구독료보다 더 큰 이득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쿠팡이 와우멤버십 구독료를 한 번에 약 58% 인상한 만큼 가입자 수가 일부 이탈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고물가·고금리에 따라 일반 가계의 소비 여력이 크게 줄어들자 기존에 사용하던 여러 플랫폼의 구독서비스를 해지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쿠팡이 2021년 12월 유료멤버십 가격을 처음 인상한 이후에도 가입자 수 확대 기조를 유지했던 만큼 이번 가격 인상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쿠팡은 2021년 12월부터 와우멤버십의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가입 요금을 기존 월 2900원에서 월 4990원으로 올렸다. 당시에도 한 번에 요금을 72%나 올렸지만 가입자는 오히려 늘었다.

쿠팡의 와우멤버십 가입자 수는 2021년 말 기준으로 약 60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2023년 말 기준으로 1400만 명까지 2배 이상 증가했다.

로켓배송을 한 달에 두 번 이상만 쓰더라도 구독료를 뽑는 만큼 서비스를 해지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는 것이 당시 소비자들의 대체적 반응이었다.

물론 당시에도 쿠팡의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 결정이 ‘괘씸하다’는 반응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가격 인상과 동시에 가입자 수 확대도 얻었으니 쿠팡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전략이었던 셈이다.
 
쿠팡 멤버십도 아마존 전략 따라가기, '고객 묶어놓기' 자신감 뿜뿜
▲ 사진은 쿠팡 배송차량. <쿠팡>
쿠팡의 이번 결정은 쿠팡의 역할모델로 꾸준히 거론되는 아마존의 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아마존은 프라임멤버십이라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모든 상품을 무료로 배송해주고 영상과 음악 스트리밍, 게임, 전자책 구독 서비스, 멤버십 전용 상품 할인, 오프라인 유기농 식료품 체인점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쿠팡이 로켓배송뿐 아니라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펼치는 것은 아마존의 전략을 그대로 벤치마크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아마존 역시 구독료를 꾸준히 인상하며 사세를 키웠다.

프라임멤버십 가격은 2005년만 해도 연간 79달러였다. 하지만 연간 구독료는 2014년 99달러, 2018년 119달러, 2022년 139달러 등으로 꾸준히 올랐다.

아마존 역시 구독료 인상에 따라 가입자가 이탈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지겹게 들었다. 하지만 오히려 프라임멤버십 가입자 수는 2018년 1억 명을 넘은 데 이어 2020년에는 2억 명까지 돌파했다.

아마존이 2022년에 거둔 구독료 수입만 연간 352억2천만 달러로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약 48조2천억 원이다.

쿠팡은 와우멤버십 가격 인상에 따라 늘어나는 수익의 일부분을 투자 확대에 쓸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최근 올해부터 3년 동안 새 물류센터 확장과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3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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