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장개화가 예상되는 3D낸드의 투자를 더욱 속도있게 늘려 세계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의 투자여력을 3D낸드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D낸드 경쟁력의 관건이 되는 원가경쟁력과 수율에서 경쟁업체에 크게 앞서 있어 당분간 낸드플래시시장의 성장에 따른 수혜를 대부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 낸드플래시 수요 급성장에 대응
3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세계시장에서 낸드플래시 수요는 연간 40.5%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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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 |
낸드플래시 기반의 저장장치인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가 일반 소비자를 넘어 서버분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데다 평균 탑재용량도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하드웨어 경쟁에 대응해 평균 메모리 탑재용량을 대폭 늘리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7의 최대 메모리 탑재용량을 최대 256기가로 아이폰6S보다 2배 늘렸다.
삼성전자가 이런 시장의 성장에 따른 수혜를 독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D낸드 기술력에서 경쟁사보다 앞서 안정적인 수율과 수익성을 모두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와 인텔, 도시바와 샌디스크 등 세계 주요 반도체기업은 모두 내년부터 3D낸드의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다. 내년 낸드플래시 공급량은 올해보다 3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업체들은 투자확대에도 수율문제를 겪어 3D낸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에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48단 3D낸드를 활용한 SSD를 일반 소비자와 기업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다. 올해 말 64단 3D낸드를 적용한 SSD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를 가장 가까이 추격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연말까지 48단 3D낸드 제품개발을 목표로 나선 점과 비교하면 기술격차가 6개월 이상 벌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3D낸드는 단수가 높아질수록 성능과 전력효율이 높아지고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그만큼 적층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아 기술력이 업체 사이의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런 상황에서 시장성장의 초기에 공급을 최대한 확대해 수혜를 독점하기 위해 3D낸드 생산시설 투자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4분기부터 3D낸드 신규 생산투자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3분기까지 투자가 계속되며 생산능력이 현재의 2.5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규모의 평택 반도체 생산공장에 3D낸드 생산장비 반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가동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3D낸드에 이어 D램 원가절감을 위한 미세공정전환에 투자를 지속해왔다. 하지만 D램 수요증가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최근 3D낸드 분야에 투자여력을 집중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내년 3D낸드 공급에서 해외업체와 비교해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삼성전자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까
삼성전자가 3D낸드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확보해야 할 필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제품 수요가 빠르게 둔화해 외형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수익성을 유지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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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3D낸드 기술을 적용한 SSD. |
전장부품과 사물인터넷 등 삼성전자의 신사업분야도 본격적으로 실적에 기여하려면 적어도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부품사업이 최대한 오래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해야 하는 셈이다.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사업도 3D낸드와 더불어 성장성이 주목받고 있는 부품사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올레드 투자에 보수적으로 대응하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올레드 생산시설을 추가로 증설하려면 신규 공장부지를 확보해야 해 투자부담이 가중되는데다 LG디스플레이 등 경쟁업체의 시장 진입시기도 빨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3D낸드가 삼성전자의 전체 사업부문에서 뚜렷하게 외형성장이 예상되는 사실상 유일한 분야인 만큼 이른 시일 안에 주력사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이런 전략이 반도체사업 실적을 끌어올릴 가능성에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3D낸드 공급을 본격화하는 올해 하반기부터 낸드플래시 수익성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낸드플래시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2조3600억 원에서 올해 4조2400억 원, 내년 6조2800억 원으로 증가하며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9%에서 내년에 19%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반도체사업에서 D램에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의존해왔으나 이제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체질이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반도체기술에서 경쟁업체와 확실한 기술격차를 벌린 성과로 차별화된 이익을 실현할 것”이라며 “3D낸드가 전체 영업이익을 이끌며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